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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교대생들을 위한 새 밑그림이 필요하다
박고은 기자  |  goeun_p@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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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10  17:4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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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그림을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온갖 노력이 필요하다. 하얀색 도화지 위에 연필로 밑그림을 그려야하고 그 다음에는 알맞은 색깔의 물감을 찾아서 채색을 해야 한다. 이렇게 정성들여 만든 그림에 누군가 물을 쏟으면 어떨까.

물을 쏟은 사람은 대책 없는 입장으로 일관할 것이고, 그림의 주인은 허탈감과 함께 이 그림을 다시 어떻게 해야 할까하는 고민을 수없이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최근 사회적으로 불거지고 있는 교대생들의 이야기와 비슷하다. 하나의 그림을 완성시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던 교대생들과 중간에 물을 쏟아버린 교육청.

곧 다가오는 초등교사 임용 1차 시험을 준비 중인 한 교대생은 요즘 도통 책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했다.

새 정부가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며 교원 증원을 약속했지만, 얼마 전 서울교육청이 초등교사를 전년 대비 8분의 1로 대폭 감소된 105명만 선발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시험이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교사임용 문이 바늘구멍이 돼 버린 셈이다.

이는 교원의 전문성 함양을 위해 4년을 달려온 학생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아닐 수 없다.

교육청의 예고대로 2018년도 임용시험이 전년도 선발인원인 5549명보다 무려 2228명 줄어든 3321명만 뽑게 되면, 한 해 임용시험 경쟁률은 2대 1 이상으로 높아진다.

특히 한 해 1500여명이 지원하는 서울의 초등 임용시험의 지난해 경쟁률은 1.84대 1이었지만, 올해 교육청의 방침 따라 105명만 선발하게 되면 15대 1로 훌쩍 뛴다.

이 같은 구조가 고착화하면 교대를 졸업하고도 임용고시를 아예 통과하지 못하는 이들이 대거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당장 논란이 일자 교육청은 “저출산으로 초등학생 수는 해마다 줄어드는데 임용고시에 합격하고서 발령을 기다리는 교원은 적체돼 어쩔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사실 학령인구와 교대 정원을 비교했을 때 ‘교사 임용 절벽’은 오래전부터 예견된 현상이었다.

초등학생 입학생 수는 2000년부터 해 마다 꾸준히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고, 같은 기간 교대 입학 정원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양극화를 보였다.

교육 당국은 초등학생이 될 아동 수 등 교원 수요에 대한 장기적 분석 없이 교대 정원과 임용 선발 인원을 미리 손보지 않았다.

정부가 교원 수급 계획을 제대로 짜서 교대 입학 정원과 연동했다면 이번과 같은 교원 임용 급감은 피할 수 있는 일이었는데도 말이다.

더 이상 진퇴양난에 빠지지 않으려면 교육당국은 더욱 분발해야할 것이다. 학령인구 급감과 퇴직·복직자 수 등 교육환경 변화를 면밀히 분석해 제대로 된 초등교사 수급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쏟아버린 물로 인해 번져버린 그림처럼 수습은커녕 그냥 이렇게 어영부영 내버려 둔다면 피해는 더 많은 교육대생들의 몫이 되고 만다.

물을 쏟아버린 교육당국이 밑그림부터 다시 그려 그림의 주인인 교대생들의 마음을 달래야 하지 않겠는가.

[신아일보] 박고은 기자 goeun_p@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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