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제사회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만이 전쟁 막는 길
[사설] 국제사회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만이 전쟁 막는 길
  • 신아일보
  • 승인 2017.08.0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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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이후 우리를 뺀 북한과 미국 대화 가능성이 나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에서 북한과의 전쟁 이야기까지 나왔다. 중국은 우리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방침에 반발 사드 시스템을 탄도미사일 등으로 파괴하는 시험을 하는 등 숨 가쁘게 국제정세가 돌아가고 있으나 당사국인 우리는 어떤 대책이 논의되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조치로 지난달 29일 새벽 사드 잔여 발사대 전격 배치를 지시했다. 정부는 사드 잔여 발사대 배치를 ‘임시 배치’라고 했다. 전자파 측정 결과 아예 전자파가 검출되지도 않았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그렇다면 대통령 지시대로 배치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경북 성주의 일부 주민과 사드 반대 단체들은 이번 주부터 몸에 밧줄을 걸고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사드 레이더에서 전자파가 나오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해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후 미국과 중국 분위기는 심각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지난1일(현지 시간)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이 장거리 핵미사일을 개발하도록 내버려두기보다는 북한과 전쟁하겠다”고 했다고 린지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이 전했다. 또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북한과 어느 시점에 생산적 대화를 하고 싶다”고 사실상 북한에 대화를 제의했으나 3일 미 국무부가 지금은 때가 아니라면서 한 발 물러섰다. 중국은 지난달 29일 중국 북부에서 미국의 최신 미사일 요격 시스템과 스텔스 전투기를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나 순항미사일 등으로 요격해 파괴하는 시험을 했다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 입에서 ‘전쟁’이 나오고 국무장관은 한국을 뺀 미·북 직접 대화를 거론한 바 있고, 중국은 사드 배치의 무력화를 보여줬다. 이 중대한 시기에 한·미 정상 간 통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왜 통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지,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의제도 없는데 무조건 통화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더 어이없게 만들고 있다.

전쟁이 미국에 의해 발생한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입에서 나온 ‘전쟁’이라는 말을 쉽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미국은 직접 무력 위협을 받게 되면 단호해지는 나라다. 일본의 진주만 공격에 그랬고 쿠바의 미사일 위협에 그랬다. 미국인들은 9·11을 제외하고 전쟁으로 주위 사람들이 죽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그런 일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면 전쟁도 불사할 수 있는 나라이다. 북한의 본토 핵 위협에 대해 미국의 여론이 무력 사용으로 돌아서는 것은 시간문제다.

북핵 상황은 여기서 멈추어야 한다. 미국에서 ‘전쟁’과 한국을 뺀 북미 직접 대화 가능성 거론, 한·미 정상 간 통화가 이뤄지지 않는 것 모두 사드 문제와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가 있다. 어차피 배치될 수밖에 없는 사드의 발목을 잡은 결과가 결국 이런 사태를 만들고 있다.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이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4강 외교가 절박한 시기다. 북한의 핵·미사일이란 공통의 과제는 물론이고 각국별로도 현안이 산적해 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피하려면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과 적극인 외교를 펼치는 일 외에는 다른 길이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