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폭염' 부채질하는 일부 정치인의 언행
[기자수첩] '폭염' 부채질하는 일부 정치인의 언행
  • 우승준 기자
  • 승인 2017.07.30 15: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몇몇 정치인들의 도 넘은 언행이 '정치혐오감'을 부추기고 있다. 폭염으로 신음하는 국민들에게 시원함은커녕 짜증을 유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교롭게도 짜증을 유발하는 정치인들의 언행은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

민주당의 송영길 의원과 손혜원 의원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 김군자 할머니 빈소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사진을 찍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두 의원은 자신들의 사진이 논란으로 불거지자 즉각 사과했다.

그럼에도 여론의 공분은 가시지 않고 있다. 두 의원은 앞서 여러 차례 막말로 구설에 오른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송 의원은 대선 직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향해 '정계 은퇴'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이에 국민의당에서는 '승자의 갑질 막말'이라고 반발했다.

손 의원은 역시 '정치, 알아야 바꾼다' 팟캐스트를 통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는 계산된 것"이라는 발언했고, 이 발언에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를 비롯한 진보 진영에서는 볼멘소리가 팽배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책임이 있는 한국당은 여전히 반성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당 소속 김학철 충북도의원이 "국민은 레밍"이라고 발언을 한 것이다. 레밍은 설치목 비단털쥐과에 속하는 짐승이다. 김 도의원이 내뱉은 '레밍' 발언에 각계에서는 사퇴요구가 빗발쳤다. 그러나 김 도의원은 각계의 목소리를 거부하고 유럽으로 관광성 연수를 떠났다.

류석춘 한국당 혁신위원장도 김 도의원 못지 않은 막말로 비난을 받고 있다. 류 위원장이 청년들을 향해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 저장소' 활동을 권유한 것이다. 류 위원장은 지난 28일 서울의 한 카폐에서 청년들과 간담회를 갖고 "일베를 하라. 내가 아는 뉴라이트만 해도 '일베' 하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초 일베는 일부 회원들이 세월호 피해자 및 유족 비하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어 비난을 샀다. 또 일베에는 호남·여성 비하 게시물이 즐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에서는 이언주 의원이 '막말의 달인'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비정규직을 향해서 "공동체 의식을 위해 아르바이트 임금이 체불당해도 신고하지 말아야 한다"고 언급한 것이다. 그는 급식노동자를 향해서는 '밥하는 아줌마'로, 공무원을 향해서는 '세금만 축낸다'고 막말을 하기도 했다.

국민들은 정치인들로부터 막말을 원하지 않는다. 시원한 사이다 발언을 원할 것이다. 정치권의 막말이 지속된다면 어떤 불상사가 일어날지 깜깜하다.

한 번이라도 좋다. 정치권에서 사이다 발언이 가득한 날이 오길 조심스럽게 기대해본다.

[신아일보] 우승준 기자 dn1114@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