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미 신뢰회복하고 돌아온 문 대통령
[사설] 한·미 신뢰회복하고 돌아온 문 대통령
  • 신아일보
  • 승인 2017.07.0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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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동맹 강화와 북 핵 대처 공조, 경제 분야 협력의 큰 틀에서 합의하고 3박5일간의 첫 방미 일정을 마치고 2일 귀국했다.

문 대통령은 단독·확대 정상회담으로 이어진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한·미 양측은 신뢰와 우의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문재인정부의 정상외교 공백을 메우려 한 첫 걸음은 일단 성공적이라고 본다. 많은 우려와 어려움 속에서도 두 정상은 한·미 양국의 긴밀한 대북 공조를 이어 나갈 기반을 다지는 데 일정 부분성과를 거뒀다. 무엇보다 두 정상이 서로 이견은 최소화하고 이해와 공감은 극대화하려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나타났다. 회담 개최를 서둘렀음을 감안하면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미 모두 리더십이 교체된 만큼 양국 간 신뢰를 다시 다지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방미 첫 일정으로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로 일정을 시작한 점은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의회 지도부도 만나 60년 넘게 이어온 혈맹의 의미를 강조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등 만미 동맹에 노력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 피로 맺어졌습니다. 한미동맹의 미래를 의심하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굳게 손잡고 가겠습니다”라며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해 줬다.

문 대통령이 방미에 앞서 구체적인 성과에 연연하기보다 정상간 우의와 신뢰를 쌓는데 주력하겠다던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북 핵문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대화를 중심에 둔 단계적 북 핵 해법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다만 방위비 분담금 조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다. 향후 한미관계에서 신경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에 관해선 “미국은 많은 국가들과 무역 적자를 보고 있고 우리는 이를 용납할 수 없다”며 “한국과 재협상을 바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으로 가는 전세기에서 “지금의 한미 FTA는 양국 간 이익 균형이 잘 맞춰져 있다”고 했지만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문제 삼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히 재협상을 암시하고 있는 만큼 우리는 FTA의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임명부터 서둘러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두 정상이 풀어야 할 과제는 지금부터다. 두 정상이 원론적 합의를 이뤘지만 각론은 다르다. 당장 미 행정부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단둥은행을 돈세탁 우려 기관으로 지정한 것은 우리에게 또 하나의 과제이다.

이에 중국의 강력한 반발은 물론이고 이 은행이 북·중 교역의 핵심 루트라는 점에서 북한의 거센 반발도 예상된다. 북한과의 대화를 다각도로 모색하는 우리 정부로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정상회담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도 중요하다. 이렇듯이 대북문제에 있어 우리의 유화책만으론 타개하기 어려운 국면이 있다.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더 높이지 않게 하려면 정부의 주도면밀한 상황 대응이 절실히 요구된다.

한·미 양국이 동맹관계와 북 핵 공조를 굳건히 다지기 위해서는 한·미 정상 간 합의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신뢰를 다져나가야 한다. 신중치 못한 언행으로 동맹국의 오해를 사는 일도 없어야 한다. 이 길이 외교안보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