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뭄, 중장기적 대책 필요하다
[사설] 가뭄, 중장기적 대책 필요하다
  • 신아일보
  • 승인 2017.06.2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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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가뭄에다 폭염까지. 농심이 타들어간다. 이번 주말 약간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나 가뭄 해갈에는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적은 비와 계속된 더위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농가에서는 한 모금의 물이라도 더 공급하려는 처절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에 가슴이 아프다.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기업체와 군부대, 경찰까지 나서 살수차, 양수기 등 급수 장비를 지원하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올해 누적강수량은 187㎜로 평년(369㎜)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1973년 이후 40여년 만에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앞으로도 폭염과 가뭄이 더욱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농업용수 저수율도 40% 수준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으로 6~7월 비오는 날이 적고 장마도 8월쯤 들어서야 예상되면서 당분간 가뭄 고통에서 헤어나오기 힘들게 생겼다.

최근 5년간 여름철 강수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현상을 두고, 학계에서도 한반도의 여름 기후가 달라진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등 추이를 유심히 지켜 보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시름의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가뭄 피해 발생 면적이 6000ha에 육박하고 있다. 여의도 면적(290㏊)의 18배가 넘는 규모로 피해 면적은 계속 확대되는 양상이다.

충남 일부 지역 저수지에서는 붕어와 잉어 등 물고기들이 죽은 채 떠올라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다. 오랜 가뭄으로 수량이 대폭 줄어들면서 수질이 나빠져 죽은 것이다.

논 모내기와 밭 작물 파종 하는 때라 농업 용수가 어느때보다 많이 필요하다. 더욱이 극심한 가뭄과 고온 현상으로 벌레류들은 늘고 세균류들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들이 늘었다는 것으로 예방을 위한 방제에 주의를 기우려야 한다는 뜻이다.

강수량이 줄어들면서 녹조 현상도 심각하다. 낙동강 강정고령보 지점에 첫 조류 경보였던 ‘관심’ 단계가 내려진 지 일주일 만인 지난 14일 ‘경계’ 단계가 발령됐다. 대구시민 식수원인 매곡정수장이 인근에 있어 먹는 물까지 위협 받고 있는 상황이다.

24절기 상 1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夏至)인 21일에도 폭염특보가 발효되면서 최고 기온이 30도가 넘는 ‘찜통더위’가 이어졌다. 우리나라는 호우가 빈번할 뿐만 아니라, 연 강수량의 변동이 심해 가뭄이 자주 발생한다. 지역적인 가뭄 발생도 상당히 잦다.

농작물 피해 면적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심한 지역에 관정 개발, 저수지 준설 등 정부 차원의 발빠른 지원 대책이 요구된다.

매년 일상화된 기상이변이 이제는 새롭지 않다. 가뭄으로 바짝 타들어가는 논밭에 물을 대는라 정신 없다가 비가 오면 언제 그랬던가 싶게 일상으로 되돌아간다. 가뭄이 장기간 계속된다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한 국가의 멸망을 초래할 수도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가뭄 피해는 세계적인 추세다. 전문 연구기관의 기후 변화 시나리오를 보면 대기 온난화 영향으로 가뭄 현상이 더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범국가적인 대책을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는 뜻이다.

평상시 물 절약 습관은 물론이고 인공 강우기술 개발, 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해수담수화 시설 개발, 댐과 저수지 저수량 적정관리 등을 적극 추진 되풀이 되는 가뭄에 중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체계적으로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