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곽범국 예보 사장과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
[기자수첩] 곽범국 예보 사장과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7.06.1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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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범국 예금보험공사(예보) 사장의 마음이 요즘 편안하지 않을 듯하다. 곽 사장은 공무원 출신이지만 2014년 8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새누리당 기획재정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 일한 적이 있다. 2015년 5월에 예보 사장이 됐다.

곽 사장의 임기는 2018년 5월까지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난처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곽 사장은 성과연봉제 문제 때문에 예보 노조와도 사이가 멀어진 상태다.

곽 사장의 임기가 이제 1년도 남지 않았다. 이제는 그동안의 예보 경영을 돌아보고, 잘못된 점을 반성하고 정말 꼭 해야 할 중요한 일에 전력을 집중해야 할 때다.

지금까지 취재 과정에서 살펴 본 성공한 최고경영자(CEO)들은 직원들과 대화를 많이 했다. 또 직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직원들이 스스로 충성하게 했다.

대화를 잘하는 CEO중 대표적 인물이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이다. 동부화재는 거대한 모기업의 지원 없이도 손보업계 강자의 위치에 있다. 이렇게 동부화재가 강한 이유는 인화(人和)단결이 잘돼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사장으로 근무하면서 수 천 명의 직원들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었다.

곽 사장이 김 사장처럼 예보 직원들을 수시로 직접 만나 성과연봉제 문제를 놓고 대화했다면 좀 더 노사관계가 원만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곽 사장은 남은 임기 동안 예보 직원들을 좀 더 배려해 주길 바란다. 예를 들어 여름철에 예보에 가보면 예보 직원들이 에어컨을 켜지 않고 있는 모습을 봤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실내 온도를 높게 유지하는 듯 했다.

그렇지만 냉방을 좀 더 강하게 해서 실내 온도를 낮추면 업무 효율이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요즘은 과거와는 다르게 전력난이 심하지 않다. 시원하게 냉방을 해서 업무 효율을 높였을 때 나오는 이익이 에너지 절약을 위해 실내온도를 높게 유지해서 얻는 이익보다 클 것이다. 올해 여름은 예보 직원들이 시원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지난주에 곽 사장과 예보 한형구 노조위원장이 만났다고 한다. 예보 관계자는 곽 사장과 한 위원장이 “노사 상생을 위한 건전한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곽 사장이 한 위원장을 만나 대화를 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다. 곽 사장이 앞으로 직원들과 더욱 열심히 대화하면 예보 조직이 더욱 안정될 것이고, 곽 사장의 입지도 더 튼튼해질 것이다. 새 정부가 ‘통합과 소통’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칼을 휘두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신아일보] 곽호성 기자 luck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