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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부모참여수업이 뭐라고…
[데스크 칼럼] 부모참여수업이 뭐라고…
  • 신아일보
  • 승인 2017.06.0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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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라 편집부 팀장

 
시대가 변하면서 부모참여수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봄 학기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 등이 부모참여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분주해지곤 한다.

물론 내 아이가 어떻게 생활하고 수업 받는지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부모들이 반갑게 여기고 있지만 조금 더 깊이 봤을 때 그 하루를 위한 희생이 너무나도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경기도 의정부시 한 유치원 공개수업에 갔다가 장애아동이 벨트가 달린 의자에 묶인 모습을 본 부모가 남긴 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아동의 경우 ‘펠란-맥더미드 증후군’이라는 장애를 겪고 있는데 또래보다 발달이 느리다.

유치원 측에서는 원활한 수업진행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주장이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부모참여수업이 뭐라고 내 자식이 겪을 수모가 걱정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부모는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교육당국은 장애아동 교육기관에서 흔히 쓰는 의자로,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아이가 수업시간 도중에 혹시라도 돌발행동을 할까 염려되는 마음에서 격리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은 이해한다.

하지만 한반에 스무명 남짓할 유치원에서 나머지 아이들 부모들에게 유연한 수업을 선보이기 위해 그 아이는 큰 고통을 겪은 것임이 분명하다.

공개수업은 평소와 같은 수업, 같은 풍경으로 부모들이 참관하는 게 마땅치 않을까? 꾸밈없는 모습, 설정 없이 자연스런 상황들을 보기 위해 참관하는 것인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너무 많다.

교사들은 한 시간 남짓의 참여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짧게는 몇 시간부터 길게는 몇 일의 시간을 소요한다.

교실도 꾸며야 하고, 준비물도 만들어야 하며, 수업내용도 확실하게 다듬어야 한다.

그 준비하는 시간동안 교사가 받은 스트레스와 피로감은 아이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기도 하다.

그 짧은 참여수업을 통해 ‘우리 아이가 잘하고 있구나’라는 안도감을 느끼게 하기 위한 과정이 너무나도 번거롭다는 것이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맞벌이 가정이나 아빠 참여 빈도수를 높이기 위해 토요일에 공개수업을 진행하곤 한다. 그럴 경우 교사들은 쉬는 날 하루를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학교는 또 어떠한가. 무조건 펑일, 아이들 수업시간에 맞춰 진행되는 참여수업을 위해 맞벌이 가정은 진땀을 흘리기도 한다.

혹자는 ‘하나를 포기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의 부모는 다 왔는데 내 아이만 혼자 있는 모습을 생각해보면 결코 포기할 수 없어진다.

기자의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이번 주 내내 방과후 학교 공개수업이 진행됐다. 갓 입학해서 받아본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은 저렴한 가격에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기에 무턱대고 여러 수업을 신청해서 듣고 있는데 지난주 공개수업을 진행한다는 통지문이 왔다.

‘뭐 몇 명이나 참가 하겠어’라는 생각과 함께 ‘맞벌이니까 안가도 괜찮을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아이의 생각을 달랐다.

“다른 친구들은 다 엄마가 온다는데 엄마는 또 못 와?”라는 반응에 또 미안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아빠가 1번, 엄마가 2번, 점심시간을 쪼개서 참여수업을 다녀왔지만 누굴 위한 참여수업인지 한참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부모가 참석하지 못한 아이들의 눈에 비춰진 실망감과 수업을 준비한 교사들이 이날을 위한 많은 준비를 했다는 것을 단번에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부모참여수업’ 말은 참 좋다. 대신 있는 그대로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장애아동을 묶어두면서까지, 교사가 힘들어서 아이들에게 화를 내면서까지 ‘완벽한 준비’는 필요 없다.

부모들은 있는 그대로, 평소와 같이 꾸밈없는 모습을 원할 뿐이다.  

/고아라 편집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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