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대한민국 부모들의 ‘고단한 삶’
[데스크 칼럼] 대한민국 부모들의 ‘고단한 삶’
  • 신아일보
  • 승인 2017.05.2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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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학 사회부장

 
대한민국 부모들이 자녀들 때문에 고단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녀들을 언제까지 뒷바라지를 해줄 것인가. 성년이 될 때까지, 학업을 마칠 때까지, 취직, 결혼, 아니면 혹시 결혼 후에도?

우리나라 부모가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통상의 기준점이 취업 이후로까지 연장되는 추세인 것으로 드러났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청년실업이 증가하고 결혼 시기가 늦춰지면서 독립하지 못한 성인(캥거루족)이 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결과로 보여진다.

육아정책연구소의 육아정책포럼 제51호에 실린 ‘한국인의 자녀 양육관 변화와 정책적 시사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언제까지 해줘야 하는지에 대한 부모의 생각이 최근 8년 사이에 상당히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부모가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해줘야 하는 시기에 대한 지난 2008년과 2016년의 응답 비율을 보면 ‘취업할 때까지’는 14.7%에서 23.6%로, ‘결혼할 때까지’는 10.2%에서 12.0%로, ‘결혼 후 기반이 마련되고 안정될 때까지’는 0.6%에서 3.0%로, ‘평생 언제라도’는 0.6%에서 2.3%로 각각 증가했다.

이에 반해 ‘대학 입학 전까지’는 11.2%에서 9.9%로, ‘대학 졸업할 때까지’는 62.7%에서 49.2%로 줄어들었다.

대학 입학 전까지, 혹은 대학 졸업할 때까지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 것이 적당하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이 2008년 73.8%에서 2016년 59.1%로 줄어들고, 그 대신 ‘취업 이후’로까지 경제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고 대답한 사람의 비율이 2008년 26.1%에서 2016년 40.9%로 느는 등 경제적 지원을 더 오래 해줘야 한다는 인식이 증가했다.

청년실업에다 만혼 현상으로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성인들이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성인 자녀의 부모에 대한 경제적 의존 정도는 더 높아지고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사람인이 20~30대 성인남녀 1724명을 대상으로 부모님의 경제적 지원은 언제까지 받을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 가량인 45.4%가 ‘취업할 때까지’ 라고 답했다.

이어 ‘수입이 안정될 때까지’(26%), ‘결혼할 때까지’(14.2%),‘분가 등 독립할 때까지’(12.2%), ‘부모님이 능력이 될 때까지’(1.9%) 등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현시대를 사는 부모들은 참으로 힘들고 고단한 삶을 살고 있다.

그래도 우리네 부모들은 자식들이 어려우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놓는다.

옛 속담에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라는 것이 있다. 이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사랑하기는 하여도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사랑하기는 좀처럼 어렵다는 말로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이르는 말이다.

이래저래 부모라는 건 참으로 어렵고도 고단한 자리다.

대한민국 자식들이여,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부모님들에게 위로의 힘찬 박수를 보내자. 

/김종학 사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