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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불통은 이제 그만, 소통의 시작이길
[데스크 칼럼] 불통은 이제 그만, 소통의 시작이길
  • 신아일보
  • 승인 2017.05.1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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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라 편집부 팀장
 

지난 9일 대통령선거가 있던 날 저녁의 일이다.

혹자에게는 임시공휴일로 꿀 같은 하루였겠지만 기자들에게는 연중 가장 바쁜 날이 바로 선거 날이다.

대선 최초로 보궐선거로 치뤄지는 탓에 오후 8시까지 투표시간이 연장됐기 때문에 초저녁시간이 꽤나 한가한 시간이기도 했다.

이날 8시 정각 출구조사가 발표되자 사무실 인근에서 커다란 함성 소리가 들렸다.

근거리에 있는 더불어민주당사 앞에 모여 있던 지지자들이 41.4%라는 출구조사 결과에 환호성을 지른 것이다.

마침 문재인 후보도 당사 개표상황실을 방문한다는 소식에 민주당 분위기도 볼 겸 후배들과 길거리로 나갔다.

민주당 앞에서 만난 문 후보의 지지자들은 무척이나 상기된 표정이었고 눈물을 그렁이는 지지자도 눈에 띄었다.

그 중 50대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문재인 후보가 여기로 오는 게 맞냐며 말을 건넸다.

여기가 아니고 국회 안에 마련된 개표상황실로 가시는 거라는 말에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표정으로 “이제 당선되시면 못 뵙잖아요”라고 말했다.

그 아주머니의 짧은 한 마디는 순간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유세 때까진 손도 잡아주고 사진도 찍어주고 안아도 줬지만 당선되는 순간부터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된다는 현실이 참으로 씁쓸하게 느껴졌다.

지금까지 당선됐던 모든 대통령들의 과거가 그랬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생각에 씁쓸함을 느끼고 있을 때쯤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남학생이 달려와 말을 건넸다.

“여기로 우리 문후보님 오시는 거 맞죠?”

대답도 하기 전에 초등학생 고학년으로 보이는 여동생이 똑같이 달려와서는 “오빠야, 나 혼자두고 가면 어야노. 내 길 잃을 뻔 했다”며 씩씩거린다.

조금 전 아주머니께 한 대답을 똑같이 건네자 ‘국회로 가자’며 둘이서는 또 힘차게 달린다.

지방에서 올라온 듯한 행색의 두 남매는 비가 온 뒤 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짧은 반바지에 반팔티 차림이었다.

투표권도 없는 그 어린 학생들이 문재인 후보를 만나고 싶다는 열망만으로 ‘우리 후보님’이라 부르며 늦은 밤까지 뛰어 다니는 모습에 괜히 울컥해지기도 했다.

그리고 문재인 후보는 2~3시간 뒤 41%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을 확정지었고 그렇게 19대 대통령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첫 날의 행보를 보며 대선 날 내가 느낀 감정이 괜한 기우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통의 대통령이 아닌 소통의 대통령, 퇴근길에 시장에 들려 상인들과 만나고 싶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이 ‘뽑아 달라’는 유세 차원의 허구가 아니라 곧 일어날 진실 같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시작이 반이라 했다.

첫날의 소통행보처럼 앞으로 5년간 쭉 그렇게 소통하는 대통령으로 국민들과 스킨십을 해주길 바란다.

그래서 5년 뒤 많은 국민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시켜줘야 할 것이다. 

/고아라 편집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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