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GS건설, 재개발사업 비법 '밥상 공략'
[기자수첩] GS건설, 재개발사업 비법 '밥상 공략'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7.04.0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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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이 서울 흑석3구역재개발사업 현장에 반상기·냄비세트를 살포했다. 사업추진으로 고생하는 조합원들에게 작게나마 힘이 되겠다는 응원의 메세지일까? 불행히도 그런 차원은 아닌 듯 하다.

흑석3구역에선 GS건설의 공사비 인상과 관련해 여러 조합원들이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총 공사비는 1300억원이 넘게 늘었지만 부당함을 주장하는 조합원들에게 GS건설이 공식적으로 남긴 답변은 "조합과 협상을 통해 결정된 사항임"이란 14글자로 요약된다.

GS건설은 오히려 공사비 논란을 잠재우고 사업에 속도를 붙이기 위해 반상기·냄비 특공대를 투입했다. 반대파들과 적극적으로 타협점을 찾기 보단 관리처분총회 찬성표를 구걸하며 '구렁이 담 넘어가기' 전략을 가동시켰다.

사업주체란 명목으로 조합을 방패막이 삼아 뒤에선 이런 저런 꼼수를 부리는 행태다.

정당하다면 설득하고 납득시키면 된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은 부정하지 않겠다. 그렇다 하더라도 명색이 대한민국 대표 건설사라는 GS건설이 이런 치졸한 방법을 써서야 되겠는가?

더욱이 이같은 구태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거 서울 상계2구역주택재개발사업에선 저녁식사와 커피포트, 밥솥 등을 동원했다가 시공사 선정 무효의 쓴 맛을 봤던 GS건설이다.

재미있는 것은 금품 제공 품목들이 모두 식사, 냄비, 밥솥 등 '식(食)생활'에 연관돼 있다는 것이다. '밥상 공략'에 초점을 맞춘 나름 일관성 있는 금품 살포다.

특별한 지성이란 의미를 담은 '자이 아파트'가 이렇게 만들어지고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지금이야말로 자이가 자이에게 물어야 할 때다. 대학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건설사 GS건설이 왜? 그리도 재개발사업 조합원들의 밥상에 집착하는지를…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