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재개발 현장의 ‘안전 사각지대’
[기자수첩] 재개발 현장의 ‘안전 사각지대’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7.03.2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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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저기서 안전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우리 주변 곳곳에는 여전히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사고가 곧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공사현장에선 보다 높은 수준의 안전의식이 요구된다.

그런데 재개발 철거현장에선 번번히 안전이 실종되곤 한다. 입주민들이 빠져나가는 시기와 본격적인 철거작업이 시작되기 전 ‘시기적 사각지대’가 생기는 것이다.

이 시점에는 현장을 통제하거나 관리하는 인력도 딱히 없다. 곧 무너져내릴 것만 같은 집들이 위태롭게 서있지만, 사람들이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고 지나 다닌다. 언제 어떤 사고가 일어날지 모를 일이다.

날이 어두워지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도처에 빈집들이 널려 있어 범죄의 장소로 악용될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서울 신촌역 인근의 대흥2구역 주택재개발 현장은 이 같은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머잖아 1200여세대 대단지 아파트를 짓기 위한 공사가 시작될 이 곳은 지금 폐허처럼 방치돼 있다.

문제는 관할 지자체 조차 이 같은 상황을 특별한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시로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지만 빈집에 대한 출입이나 위험지역에 대한 통행제한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점검이 무슨 의미인지 되묻고 싶다.

운전을 할 때도 가장 조심해야하는 것이 사각지대다. 사고는 그 좁은 공간에서 발생하기 쉽다.

재개발 현장에서도 철거를 앞둔 시점의 ‘안전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한 각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