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월호 인양, 갈등 접고 화합 계기로
[사설] 세월호 인양, 갈등 접고 화합 계기로
  • 신아일보
  • 승인 2017.03.23 17: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00일 넘게 바다 속에 잠겨 있던 세월호가 23일 새벽 3시45분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2014년 4월16일 참사 이후 1073일만으로, 곳곳이 녹슬고 부서진 처참한 모습이다. 그 동안 애타게 기다려왔지만 막상 눈앞에 나타나니 비감한 심정과 함께 가슴이 메어온다.

“3년을 기다렸는데… 이렇게 쉬운 일을 이제서야…” 세월호 실종자 미수습자 가족들은 분노를 토로하며 오열했다.

이날 전남 진도 동거차도 해상의 파고는 잔잔했다. 마치 세월호가 수면에 떠오르는 것을 맞이하기라도 하듯이 그렇게 말없이 고요했다.

안산 단원고 2학년1반 조은화, 2반 허다윤, 6반 남현철·박영인, 단원고 교사 고창석·양승진, 일반승객 권재근·권혁규 부자, 이영숙 등 아직도 9명의 실종자가 남아있다.

세월호 선체가 떠오르는 순간 이들의 모습도 부각되고 있다. 안타까운 마음 뿐이다.

인양된 세월호의 모습을 보니 착잡하고도 감회가 새롭다.

선체에는 침몰의 원인 등의 실마리를 풀어낼 단서와 난무하는 여러 의혹들을 밝힐 결정적 증거들이 담겨 있을 가능성이 크다.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는 이유이다.

이런 상황 속에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자 마자 유가족들이 선체의 천공 문제를 제기하면서 유실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치 오차 없이 소중히 다뤄 최대한 온전한 모습으로 인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 선체는 87km 떨어진 목포신항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예인하는데 10여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다음 달 1일~5일 쯤 목포신항에 도착 거치 작업이 완료할 것으로 보여 모든 작업이 무사히 마무리 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려야 할 것이다.

목포신항에 선체를 거치 한 이후 실종자 수색이 본격 시작될 전망이다. 그러나 배 안의 기름과 퇴적물 등이 겹겹히 싸여 있어 선체 수색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건한 마음으로 예의 갖춰 9명의 실종자 시신 수습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특히 대선 주자들도 세월호 인양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 현재 야권이 주도권을 갖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선 정국을 흔들 변수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지만 만일에 그런 의도로 접근한다면 비난을 자초하는 일이 될 것이다.

가슴 속 응어리로 남았던 세월호가 이제 우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 남은 실종자 수색과 함께 참사 원인 조사도 급피치를 올려 이른 시일내에 마무리져야 한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것을 극명하게 체험했다. 또 다른 비극적인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한 나라 만들기’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국가의 책무이자 의무이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반성과 참회가 ‘안전 대한민국’의 든든한 밑받침으로 커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제 갈등과 분열을 걷어내고 국민 화합과 통합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번 세월호 인양을 계기로 그동안 가슴아파했던 국민들의 슬픔을 치유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