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개등 필요한 혼란의 부동산 시장
[기자수첩] 안개등 필요한 혼란의 부동산 시장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7.03.22 1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동차에는 안개등이란 것이 있다. 안개가 심한 길에서 운전자의 시야 확보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일반 조명과 별도로 안개등을 설치한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에도 이 안개등이 꼭 필요해 보인다. ‘미국이 금리를 올렸다는데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까?’ 혹은 ‘집값이 떨어지고 깡통전세도 나온다는데 집도 위험하고 전세도 위험하면 대체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라는 등 우려와 불확실성이 시장 전반에 안개처럼 자욱하다.

여기에 앞으로 정부 정책도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정확치 않아 부동산 시장은 그야말로 살얼음판이다. 우리나라 부동산에서 정책만큼 큰 변수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정책 자체도 경제적 상황과 시장의 흐름을 고려해 정해지는 것이지만, 때로는 이같은 흐름을 거스르려는 시도도 적잖게 일어났다.

인위적 부양과 인위적 억제에 휘둘린 경험이 있는 시장은 정부가 어떤 방향을 가리킬지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정책의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 그 자체가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엄청나다.

실제 지난해 과열 우려 지역들을 대상으로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확대와 청약요건 강화 등을 적용한 11.3부동산대책은 주택시장의 분위기를 180도 바꿔 놓기도 했다.

정부의 현 정책 기조는 ‘시장상황에 따른 탄력적 운용’이다. 어떻게 보면 아주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보다 더 애매한 말도 없어 보인다.

시장에선 금리인상과 입주물량 급증 등 각종 악재들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뭔가 손에 잡히는 대책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가계부채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경기침체까지 장기화 되고 있어 전문가들 마저 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발을 내딛을지 쉽게 예단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혼란의 부동산 시장을 헤쳐나갈 수 있는 길잡이가 필요한 순간이다. 정책적인 부분에서라도 불확실성을 낮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가 안개등을 밝혀야 할 때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