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SK증권과 최태원 회장의 ‘신의 한수’
[기자수첩] SK증권과 최태원 회장의 ‘신의 한수’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7.03.21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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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증권 처리 문제는 SK그룹이 풀어야 할 문제 중 하나다.

일반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지배하지 못하게 돼 있는 공정거래법 때문에 SK그룹은 SK증권을 매각해야 하는 입장이다.

2015년 SK와 SK C&C가 합병함에 따라 SK그룹은 SK증권 지분 10%를 올해 8월까지 팔아야 한다. 물론 8월이 와도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을 받으면 2년 동안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SK그룹은 남에게 SK증권을 팔자니 아깝고, 계속 갖고 있을 수는 없는 입장이다.

증권가에서는 SK그룹이 SK증권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고 오너 일가나 다른 계열사가 SK증권을 인수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SK증권이 국내에서 브로커리지를 한다면 별로 전망이 밝지 않겠지만 IB사업을 할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거대한 SK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금융업은 점점 IT사업과 결합하고 있다. SK그룹은 SK텔레콤이란 막강한 IT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김 신 SK증권 사장은 17일 주총에서 “VIP 대상 서비스와 모바일을 통한 자산관리로 장기적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구조화금융, 신재생에너지, 자기자본투자(PI), 사모주식(PE) 등 상대적 강점 영역에서 생존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3년 동안 SK증권을 이끌어 갈 김 사장이 방향을 정확하게 잡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김 사장이 생각해야 할 점은 SK증권에게는 ‘선택과 집중’이 살아남는 길이며 SK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SK증권은 SK그룹과 시너지를 내면서 단 하나의 서비스라도 아시아 최고가 될 수 있다면 앞으로도 번창할 수 있을 것이다.

SK증권이 SK그룹과 좀 더 강력한 시너지를 내주면 SK그룹의 거대한 투자가 들어올 수 있다. SK그룹은 요즘 도시바 인수와 관련해 반도체에 관심을 쏟고 있지만 증권업도 중요한 업종이다.

조직이 작아도 얼마든지 강한 회사가 될 수 있다. 최태원 회장이 김 신 사장을 선택한 것이 ‘신의 한 수’가 되려면, 김 신 사장이 경영 바둑판에 놓는 ‘신의 한 수’가 중요하다.  

[신아일보] 곽호성 기자 luck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