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 탄핵 선고일, 국민 대통합의 날로
[사설] 대통령 탄핵 선고일, 국민 대통합의 날로
  • 신아일보
  • 승인 2017.03.0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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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선고, 역사적인 사건 앞에 가슴이 저며온다. 첫 여성 대통령으로 기대를 모았던 4년 전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당시 박 대통령은 리더십 발휘하며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카리스마가 있었다.

국민의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던 것일까. 권위주의적 성격과 비밀주의로 인해 잉태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대한민국을 혼돈으로 몰아 넣었다.

안타깝게도 이제는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온 것이다.

어머니에 이어 아버지까지 총탄에 희생되면서 절망 속에 살아가고 있었던 그가 정치를 다시 시작하면서 그동안 겪어왔던 일과 생각들을 정리해 펴낸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저서에 담담하게 써내려간 문장들에서 인간적인 삶의 고뇌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내 삶은 나의 것이 아니라 국민의 것”이라고 결심하고 오로지 국민과 나라만 생각하는 “변하지 않는 초심을 간직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나는 대한민국과 결혼했다”는 그의 말은 결국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왔다.

헌정 사상 초유의 최순실 씨 국정농단 사태는 국민들에게 수치심까지 안겨 줄 정도다. 더욱이 최씨가 대통령을 꼭두각시로 삼아 국정을 좌지우지 했다는 사실 앞에서는 모두 말문이 막혔다.

박 대통령은 헌재 서면 최후진술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펼친 많은 정책이 수많은 오해와 의혹에 휩싸였다”고 부인 했지만 불거진 많은 결과들 앞에 설득력을 잃고 있다.

특검팀도 박 대통령을 뇌물수수의 피의자로 보고 최순실씨와 공모해 광범위한 국정농단이 이뤄졌다고 결론를 낸 상태다.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면서 국가적 위기 상황이 석 달 넘게 지속돼 오고 있는 가운데 헌법재판소가 국회 소추안 가결 이후 13주만에 탄핵심판 결론를 내리게 된다. 인용되면 즉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하고 기각되면 업부에 복귀 다시 국가 수반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대통령 탄핵과 관련 촛불와 태극기로 갈라지면서 대한민국이 혼돈의 소용돌이에 서 있다. 이번 헌재 판결이 갈등의 종식이 돼야지 또다른 불씨가 돼선 안 되는 이유이다.

이제 헌재의 권위에 흠집내는 모든 행위를 중단하고 최종 결정을 차분히 기다려야 한다. 헌재도 여론이나 외압에 흔들려선 안된다. 그동안 비정상적으로 굴러온 이 나라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 법리적 증거와 정황 등 면밀히 참고해 오직 진실만을 보고 평결하길 바란다.

특히 헌재의 ‘인용과 기각’어떤 결정이 나오든 국민 모두가 이에 승복해야 한다. 더 이상의 갈등과 대립은 국가를 위태롭게 할 뿐이다. 광장의 촛불과 태극기들은 불타는 애국심의 발로였고, 양측 모두가 국가와 국민을 위한 간절한 염원에서 나온 것이라고 본다.

‘보수와 진보, 진보와 보수’의 논리가 우리를 갈라놓을 수는 없다. 위기에 강한 우리민족이 소통과 화합을 선행시키기 위한 방편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굳게 믿는다. 한반도를 둘러싼 대외적 상황은 심각성을 넘어선 상태다. 이제부터 과거는 잊어버리고 미래만을 생각해야 할 때이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국민 모두가 손을 잡아야 한다. 그래서 대통령 탄핵 선고일 10일을 국민 대통합의 날로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