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눈물로 바뀐 지역주택조합원들의 꿈
[기자수첩] 눈물로 바뀐 지역주택조합원들의 꿈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7.03.08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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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꿈이길…' 객관적 사실보다 그 달콤했던 유혹이 진실이었기만을 믿고 싶다. 너무나 큰 희망과 기대가 있었기에 갑작스레 맞닥드리게 된 기사의 내용이 거짓이길 바란다. 묻고 또 물어도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내 집 마련을 꿈꾸던 이들은 지금 상황을 도무지 받아들이기 어렵다.

기자는 최근 경기도 평택시의 한 지역주택조합을 취재해 기사화했다. 요지는 현재 1차 조합원을 모집 중인 해당 지역주택조합에서 내세운 예정부지에 아파트 건립이 어려운 상황이란 것이다. 물론 이것은 기자의 주관적 판단이 아닌 해당 시(市)의 명확한 입장이다. 시의 도시개발 기본계획에 어긋나는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기사가 나간 후 해당 조합의 계약자들과 계약을 고려하는 이들로부터 여러 통의 전화를 받았다. 내용은 대부분 "기사 내용이 사실이냐"는 것이다. 그리고 "계약을 해지 해야 하느냐?" 혹은 "투자를 하면 안되느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내용의 사실 여부에는 성심껏 답했지만, 투자에 대한 결정은 본인이 해야 한다고 답했다.

가족들이 2세대를 계약했다고 밝힌 한 계약자의 목소리엔 기자에 대한 원망까지 담겨있었다. 아마도 '이런 기사가 나가지 않았으면 어떻게든 사업추진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심지어는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지역주택조합으로부터 사주를 받아 기사를 쓴 것은 아닌지까지 의심하는 분위기다.

조합원들과 상담자들에게 정확한 사실을 알려주고자한 기사의 취지마저 의심받는다는 게 적잖이 씁쓸했지만, 한편으론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되고도 남는다.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원 스스로가 사업추진의 주체가 되는 제도다. 그만큼 성공시 혜택이 크지만 실패했을 경우의 손해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한다. 안전성을 철저히 검증하지 않으면 '내 집 마련의 꿈'이 눈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