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특검의 '미완', 이제는 검찰 몫이다
[기자수첩] 특검의 '미완', 이제는 검찰 몫이다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02.27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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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21일 현판을 내걸고 공식 출범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결국 오는 28일로 '90일 대장정'의 막을 내리게 됐다.

특검은 전·현직 장관급 인사 5명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등 13명을 구속하고 13명을 기소하는 성과를 냈다. 특검의 존재 이유에 부합할 만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러나 특검의 수사력은 국정농단 사건의 정점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닿지 못했다.

수사의 최대 하이라이트로 꼽힌 박 대통령과의 대면조사와 청와대 압수수색이 물거품 된 것은 특검의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의혹의 핵심 증거물이라고 할 수 있는 박 대통령의 '진술'과 청와대에 남아 있는 '물증'을 모두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결과는 이미 예측됐던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종합적인 수사를 통해 국정농단의 실체적 진실을 가리기보다는 단기간에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이재용 구속에만 집중, 오히려 별다른 성과를 내놓지 못하는 상황을 특검 스스로 자초했다.

이런 아쉬운 점을 뒤로 하고 수사 기간 연장도 물 건너갔다. 이제는 검찰이 특검의 명예회복을 책임져야 할 것이다.

수사를 이첩받게 되는 검찰은 차기 권력의 향배를 지켜보며 수사를 질질 끄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특검팀이 그간 쌓아올린 성과를 바탕으로 '미완'의 부분을 완성시켜야 한다.

국정농단의 주범들이 시간의 흐름을 틈타 또 다시 법을 우롱하며 회심의 미소를 짓게 만드는 일만큼은 없어야 한다.

특검을 지지하며 촛불을 들고 매주 거리를 나섰던 국민들에게 억울함을 안기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만을 바란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