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건설사 '짜고 치는 고스톱' 이제 그만
[기자수첩] 건설사 '짜고 치는 고스톱' 이제 그만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7.02.2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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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무리 타짜라도 '짜고 치는 고스톱'에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영화 속에서도 짜고 치다 걸리는 자에겐 처참한 응징을 가하곤 한다. 불법 도박판에서도 나름의 룰이 존재한다.

최근 국회와 정부가 건설업계의 짜고 치기 관행을 뿌리뽑겠다고 나섰다. 3년 동안 3번의 입찰담합 행위를 할 경우 건설업 등록을 말소하는 이른바 3진아웃제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가장 강력한 안으로 발의된 개정안은 3년이란 기한 자체를 없앤 것으로 3번의 입찰담합을 했을 경우 기간에 상관없이 무조건 간판을 내려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당연히 건설업계에선 반발했고, 이 같은 의견을 고려해 기한을 6년으로 정하는 개정안이 나왔다. 현행 보다는 강하지만 무제한 보다는 약한 절충안이 나온 것이다. 그러자 국토부는 다시 법의 실효성 차원에서 10년은 되야 한다며 10년을 제시했고, 팽팽한 줄다리기가 펼쳐진 끝에 '9년'이란 기간이 최종 주인공이 됐다.

담합을 근절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달리하는 이들은 없다. 입찰담합이 이뤄질 경우 발주처는 정상적 경쟁이 이뤄졌을 때 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는 곧 국민의 세금 낭비로 이어진다.

그 동안 입찰담합은 건설업계의 공공연한 관행처럼 여겨져 왔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대형건설사들의 담합 사건이 터져도 그닥 놀랍지 않았다. 건설사들은 크던 작던 담합을 통해 각종 이익을 취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는 업계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키우는 주범이 되고 있다.

법의 강도가 세지면서 나타나는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어쨌든 건설사 스스로가 정비에 나서야 할 때다. 담합관행이 회사의 존폐를 가르는 위험한 줄타기가 될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