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스노보드 첫 金, 올림픽 스케이트보드서도 열매 맺길
[기자수첩] 스노보드 첫 金, 올림픽 스케이트보드서도 열매 맺길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7.02.21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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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스케이팅 하면 김연아, 스피드스케이팅 하면 이상화. 이제 스노보드 하면 이상호다.

이상호는 19일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노보드 대회전에서 동계아시안게임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다음 날에도 우승하며 이번 대회 첫 2관왕의 영예를 누렸다.

이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내다본 집중투자가 동계아시안게임 사상 첫 스노보드 금메달이란 성과를 낳았다는 평가다.

스노보드는 1998 나가노동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이 됐지만 국내에선 대표적인 불모지였다.

하지만 대한스키협회가 평창동계올림픽을 목표로 2014년부터 스노보드 육성에 주력하면서 경기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대한스키협회 회장사인 롯데그룹은 5년 동안 100억원 투자를 약속했다.

종목당 해외 전지훈련을 늘리며 훈련의 강도를 올렸고 유럽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자주 출전하면서 경쟁력을 높였다. 또 코칭스태프도 대폭 늘어났다.

이런 지원 아래 이상호는 지난해 12월 월드컵에서 한국 스노보드 역대 최고 성적인 4위에 오르는 등 성장세를 보이더니 이번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금’ 불모지였던 종목도 집중투자를 통해 메달을 휩쓸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이젠 올림픽에서 이런 성과를 이뤄내야 한다. 스노보드의 먼 친척 격인 ‘스케이트보드’에서 말이다.

사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네 바퀴 탈것들 중에 가장 타기 어려운 것으로 꼽히는 스케이트보드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 새롭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초창기 스노보드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선 비인기종목이며 저변 역시 미약하다. 종주국인 미국과 강호인 브라질, 일본 등도 포진해 경쟁이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3년이란 시간이 있는 만큼 선수 양성과 관련 산업에 집중 투자한다면 메달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우리나라 스케이트보드계에는 세계무대에서 발전 가능성이 있는 임현성(10) 등 ‘신동’들이 여럿 있다. 도쿄올림픽에서 제2의 이상호가 나올 수 있길 기대해본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