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中 세계 1위 제품 바라만 볼 것인가
[사설] 中 세계 1위 제품 바라만 볼 것인가
  • 신아일보
  • 승인 2017.02.1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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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국제 교역무대에서 다시 한 번 일등국가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한국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세계 수출시장 품목’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점유율 1위인 품목이 1700개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5년 전체 5579개 수출품목 가운데 중국이 무려 31.6%에 달하는 1762개 품목에서 세계 점유율 1위를 거머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2015년에 중국이 2014년과 비교해 세계 1위 상품을 128개 늘린 점이다.

중국이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 양대 축(G2)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이에 비해 한국 상황은 암담하다.

중국이 1등 제품으로 전 세계 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지만 한국은 세계 1위 품목이 68개에 그쳐 전체 14위에 머무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중국에 비교하면 26분의 1이라는 초라한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한국의 세계 1위 품목 수는 지난 수년간 2013년 68개, 2014년 67개, 2015년 68개로 거의 변화가 없다. 순위 역시 3년 연속 14위를 맴돌아 입맛을 씁쓸하게 한다.

문제는 현재 우리가 1위를 차지한 제품도 안심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한국의 세계 1위 품목 68개 가운데 절반이 넘는 59%에 달하는 40개 품목에서 중국은 물론 미국, 일본 등 경쟁국과의 점유율 격차가 얼마 되지 않아 잠시라도 방심하면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세계 1등 제품 감소 원인을 중국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중국이 싼 인건비를 무기로 선진국 1등 제품을 모방해 세계 시장에 값싼 제품을 내놓은 데 따른 결과라는 얘기다. 이러한 논리는 일견 그럴듯하게 들린다.

그러나 진짜 원인은 우리 내부에 있다. 한국 제조업이 경쟁국에 비해 첨단 기술력과 높은 생산성을 갖추지 못해 가격은 물론 품질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기업 투자의 발목을 잡는 각종 규제의 덫과 강성노조 등도 세계 1위 제품의 출현을 막는 암적 존재가 된 지 오래다.

게다가 규제를 정비해야 할 정치권은 관련 법안 통과에는 관심이 없고 ‘기업 때리기’ 법안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 1위 제품의 등장을 바라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나 마찬가지다.

한국이 세계 1위 제품 초강국으로 발돋움하려면 규제 완화 등 기업 친화적 정책을 펼치는 것이 순서다.

전 세계적으로 146조원대로 예상되는 드론산업이 국내에서는 정치권이 이런저런 이유로 규제하는 사이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처럼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에 제품 경쟁력 저하는 치명적이다. 중국 등 경쟁국이 세계 1위 품목을 늘려가며 질주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남들이 따라오지 못할 1등 상품을 만들어 파는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혁신에 혁신을 거듭해 첨단 제품으로 승부해야 한다. 규제 개혁이 절실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