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비자문제, 교묘한 꼼수 대응은 더이상 안통한다
[기자수첩] 소비자문제, 교묘한 꼼수 대응은 더이상 안통한다
  • 문정원 기자
  • 승인 2017.02.1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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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문제 발생에 대한 기업들의 윤리의식이 도를 넘고 있다. 발생 사실에 대한 왜곡은 물론 급한대로 소비자들의 눈속임만 하고 어물쩍 넘어가면 된다는 식의 무책임한 기업의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자사 기저귀에 대한 다이옥신 허용 기준치를 축소 발표해 논란을 빚은 한국피앤지(P&G)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앞서 프랑스의 한 소비 전문지는 피앤지의 '팸퍼스 베이비 드라이' 제품에서 다이옥신·살충제 두 가지 유독 성분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안전성 논란이 한국으로까지 번지자 한국 피앤지측은 프랑스전문지에서 주장한 수치(1.78pg/g)를 두고 유럽연합(EU) 영유아식품기준치에 대입해도 안전한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원문을 확인한 결과 팸퍼스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됐다는 언급만 있을 뿐 '1.78pg/g' 등의 수치는 전혀 등장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팸퍼스 드라이 베이비 다이옥신 검출 허용치 기준을 10년전 기준으로 축소 발표해 논란이 확대됐다.

이와 관련 한국피앤지 측은 "다이옥신 검출 허용 기준이 강화됐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서두르다 보니 오류가 있었을 뿐 고의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지난 1월 메탄올 허용치 범위를 초과해 회수.판매중지 조치를 당한 유한킴벌리의 태도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유한킴벌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회수조치 통보 후 선제적으로 회수.환불 조치를 발표했지만, 발표 후 1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유해제품 회수는 물론 환불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물티슈 회수 조치 발표문에 있어서도 마치 원료를 납품한 업체의 과실때문인듯한 표현을 사용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앞서 가짜 홍삼액이 함유된 제품을 판매하다 적발된 천호식품도 "고의로 한 것은 아니야"라고 책임을 회피하는듯한 공식 사과문 게재로 소비자들과 여론의 눈총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천호식품도 책임을 인정하기보다 과실을 원료 납품업체에 돌리는 태도를 보였다.

흔히 요즘 소비자들은 똑똑해졌다고 한다. 제품에 대한 기본 정보부터 가격까지 꼼꼼하게 살피는 이른바 ‘스마트’ 한 소비자들로 변해가고 있다. 검색 한 두 번이면 소비자문제의 전말을 파악한다는 것이다.

부디 기업들은 소비자의 눈만 잠깐 가리고 가면 된다는 어설픈 꼼수는 더 이상 통하는 시대가 아님을 명심하기를 바란다.

[신아일보] 문정원 기자 garden_b@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