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불량배 유통, 구리 먹골배 설 곳이 없다
[기자수첩] 불량배 유통, 구리 먹골배 설 곳이 없다
  • 정원영 기자
  • 승인 2017.02.0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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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오면 어김없이 전해오는 불량배 유통으로 소비자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거기에 지역 특산물이라면 배신감은 배가 된다. 구리시의 특산품인 먹골배를 두고 하는 말이다.

기쁨이 전달되고 정성이 담겨야 할 박스 안의 썩은 배는 곧장 구리시의 양심으로 잘못 전달 되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또한 먹골배의 신뢰도도 감소되며 농가 스스로 피해를 자초하는 것이다.

‘선물을 받은 후 기분이 상했지만 보내주신 분에게 말씀드리지 못하고, 신문사에 제보를 하니 보도를 통해 개선 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점잖은 충고는 얼굴을 뜨겁게 만든다.

손으로 만질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배를 볼 때는 분노가 치밀어 오른단다.

유통과정에서 파손 등의 사유가 있을 수도 있지만 망가진 물품을 박스하부에 배치해 바로 확인이 어렵게 만드는 행위는 교묘한 상술이자 양심 잃은 상도의라 비난 받아 마땅하다.

여기에 인근 시의 먹골배가 수출과 내수에서 호전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를 접할 때면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진다.

수출 수주를 못 올리고 대형마트에 납품을 못해도 좋다. 다만 매년 쏟아지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구리시 배농가는 소비자들에게 신뢰받는 명품배의 명성회복과 유통에 앞장서야 한다고 본다.

구리시 배농가의 80%는 임대농이란다. 모두 그런 건 아니겠지만 이런 농가에서 제대로 된 상품이 출시되기는 어려운 시스템이란 지적도 있다.

여기에 지역에서 출시한 배가 아니라 타지역에서 출시된 배가 ‘구리시먹골배’라 인쇄된 박스에 담겨 위장 판매되고 있다는 제보도 있다.

박스에 기명된 곳에 전화해 상품 불량에 대해 항의하자 ‘본인은 이름만 빌려주고 다른 곳의 제품이 담긴 것’이라는 농민의 답변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구리시의 이름을 단 특산품이 관리체계의 허술함으로 노점상식 유통이 되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구리시는 농가에게만 명성회복과 유통질서 확립을 맡겨서는 안된다. 시의 특허를 사용하고 있고 시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상품의 질 향상과 건전한 유통질서를 위한 ‘관리 지침’ 등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또 20여년 전 지역특산물을 살린다는 명목으로 만들어 놓고 관리책임도 없이 시나브로 예산만 날리는 ‘특산물 지원’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가 필요 한것 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신아일보] 정원영 기자 wonyoung5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