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한킴벌리는 한국기업이 아니다
[기자수첩] 유한킴벌리는 한국기업이 아니다
  • 문정원 기자
  • 승인 2017.01.2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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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유한킴벌리를 한국기업으로 알고 있다. 대부분 주위의 지인들도 "유한양행 계열사 아닌가" 란 생각을 갖고 있을 정도로 '유한'이란 단어가 주는 브랜드 정체성이 강하다.

그도 그럴 것이 유한양행은 "가장 좋은 상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게 도움을 주자" 란 유일한 박사의 창업정신을 이어오며 전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국민 기업이기 때문이다.

과거 필자가 어렸을 때, 다치거나 아플 때 바르면 낫는 약은 이른바 만병통치약 안티프라민으로 통했다. 그만큼 안티프라민을 생산하는 유한양행에 대한 전국민의 신뢰도는 높은 것이었다.

유한킴벌리도 기업명에 '유한'이란 단어가 들어갔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유한양행의 정신이 흐르는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새해 초 연이어 불거진 소비자 문제를 통해 유심히 들여다본 유한킴벌리는 그런 기업이 아니었다. 앞서 언급한 국민의 신뢰도가 높은 유한양행의 이미지로 장식한 실질적으로 외국기업이었다.

유한킴벌리 주식의 70%는 유한양행이 아닌 외국법인 킴벌리클라크가 보유하고 있고, 이사회 구성 또한 유한양행측 이사는 1명에 불과하다. 현실적으로 우리가 잘 알고 신뢰하고 있는 유한양행의 기업정신이 깃들기는 힘든 구조다.

기업구조가 그렇다 보니 당연히 막대한 배당금과 더불어 로열티(기술사용료) 또한 한국에 남지를 않고 해외로 나가고 있다. 2015년 유한킴벌리가 킴벌리크라크측에 지급한 배당금과 기술사용료를 합하면 전체 매출의 10%에 달한다. 국부 유출 논란이 생기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와국기업과의 합작법인이라는 차원에서 사업을 영위할 수는 있다. 하지만 마케팅과 기업홍보를 할 때는 그 회사에 맞는 이미지로 하는 것이 합당하다.  ‘유한’ 코스프레가 아닌 외국기업 킴벌리클라크를 앞에 세워서 말이다.

[신아일보] 문정원 기자 garden_b@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