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보스 포럼이 보내는 메시지
[사설] 다보스 포럼이 보내는 메시지
  • 신아일보
  • 승인 2017.01.1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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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정계, 재계의 수뇌들이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논의하는 자리인 스위스 다보스 포럼이 개막됐다.

국가와 지역을 넘어서 협력 속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모색하는 이번 포럼은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을 주제로 세계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제적 변화의 물결 속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비롯한 서방 주요 정상들이 대거 불참한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해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최고 지도자가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 반(反)세계화를 주장하는 트럼프 당선자에 대해 시진핑 주석이 비판을 쏟아냈다.

미국과 중국의 기 싸움이 본격 시작된 모양새다. 시진핑 주석은 기조연설 내내 트럼프를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경제의 글로벌화는 막을 수 없는 일”이라며 “누구도 무역 전쟁에서 승자가 될 수 없고, 더군다나 보호무역은 어두운 방에 자신을 가두는 꼴”이라고 트럼프 정책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파리 기후변화 협약의 충실한 이행을 촉구하며, 고립주의를 고수하는 미국 대신 중국에 적극적으로 투자해달라고 당부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강조하면서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자유무역을 강조하는 중국이 세계 경제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로 읽혀진다.

세계의 리더 역할하겠다는 것을 은근히 내비친 것으로, 질서구도가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모습에 불안감마저 든다.

이 와중에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17일(현지시간)“유럽연합을 완전 떠날 것”이라고 ‘하드 브렉시트’를 선언했다.

완전한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한다. 세계 각국의 보호주의와 고립주의 물결이 더욱 거칠어질 전망이다. 오는 20일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공식 출범하면서 격랑이 예고되고 있어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한국에게는 앞날이 보이지 않는 숙제들만 던져지고 있는 셈이다. 다보스포럼’글로벌 지속가능경영’ 부문 최고기업 발표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포스코(35위), 신한금융지주회사(40위) LG전자(65위) 등 3곳이 100위 안에 이름을 올린 반면 삼성전자는 빠졌다.

삼성전자는 2010년 처음 선정된 이후 2013년을 제외하고는 2015년 45위, 지난해 94위로 100대 기업에 계속 이름을 올렸었다.

다보스 포럼이 발표하는 100대 기업 선발 평가 기준이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삼성의 이번 탈락은 뇌물 공여 혐의 등으로 오너가 특검 수사를 받는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이 영리를 목적으로 권력과의 유착 관계가 흔히 일어나는 한국의 사회 구조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주지하고 있다.

세계 정치·경제 엘리트들의 토론장이면서 기업 경영전략 등에 대한 아이디어와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의 장 이기도한 다보스 포럼에 한국 관련 행사는 모두 취소됐고, 국내 주요 기업들도 대부분 불참했다.

그도 그럴 것이 최순실 국정농단 여파로 대기업 총수들이 줄줄이 특검 조사를 받거나 출국 금지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번 포럼에서와 같이 중국 기업들이 세계 무대의 중심으로 나서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은 변방으로 밀려나는 모습으로 비쳐져 안타깝다.

제왕적 대통령과 인기영합주의 포퓰리즘(Populism) 등으로 인해 벌어진 국정농단 사태 속에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을 강조한 이번 다보스포럼이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의 의미는 크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