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역주택조합 강자 '서희건설의 달콤한 유혹'
[기자수첩] 지역주택조합 강자 '서희건설의 달콤한 유혹'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7.01.1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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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 왕비는 순진무구한 백설공주에게 아주 맛있어 보이는 사과를 건넨다. 물론 사과 안에 독이 들었다는 말은 꼭꼭 숨긴 채 예쁜 빛깔과 달콤한 향기만을 강조하면서 말이다. 왕비는 그렇게 백설공주를 유혹해 사과를 먹이는데 성공한다.

최근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 모집 과정에서도 이 같은 일이 심심찮게 일어난다. 사업추진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여러가지 문제점들은 가려둔 채 장점만을 부각시켜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행태를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강자라고 자처하는 건설사가 앞장서서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지역주택조합에 시공사 또는 시공예정사로 참여하고 있는 업체는 서희건설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와 인지도에 비해 건전한 시장 조성을 위한 책임감은 한참 부족해 보인다. 이는 서희건설의 얼굴과도 같은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첫 화면을 회사소개나 홈페이지 메인이 아닌 최근 분양소식으로 가득 채운 서희건설은 사업의 확실성 여부를 가리지 않고 홍보 중이다. 주택조합사업이 가진 각종 리스크와 주의사항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그 많은 사업들 중 일부는 자칫 조합원들에게 독이 든 사과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달콤한 유혹을 서슴치 않고 있는 것이다. 그래놓고 문제가 생기면 모든 책임은 조합 탓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각종 매체의 인터뷰를 통해 건전한 시장 만들기를 위해 큰 노력이라도 하는 듯한 가식적인 모습은 참으로 꼴불견이 아닐 수 없다.

이익에 급급해 여기저기 먹음직스런 사과를 내밀고 있는 지역주택조합의 강자 서희건설. 지금이라도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들여다 보고, 동화 속 결말같은 비극을 맞지 않길 바란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