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반도체 2차 치킨 게임, 우리 기업의 건승을 빈다
[기자수첩] 반도체 2차 치킨 게임, 우리 기업의 건승을 빈다
  • 신민우 기자
  • 승인 2017.01.1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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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에서 두 번째 치킨 게임이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바로 3D 낸드플래시에서 촉발된 적층(積層) 경쟁 때문이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 있는 상황에서도 메모리가 저장되는 반도체로 스마트기기에 주요 부품의 하나다.

단을 위로 쌓는 공정을 3D 낸드플래시라고 하는데, 단수가 많아질수록 담을 수 있는 용량도 많아지는 원리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하반기 64단 낸드플래시를 탑재한 SSD를 양산하겠다고 밝힌 이후 SK하이닉스가 72단 낸드플래시를 개발ㆍ생산하겠다고 선언했다.

48단 낸드플래시 양산이 삼성전자보다 늦었던 SK하이닉스로서는 기술력 향상에 대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국내뿐 아니라 도시바, 인텔 등 글로벌 업체들도 속속 3D 낸드플래시 양산 계획을 밝히며 반도체 난세(亂世)를 예고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2000년대 중후반 D램 제조사들이 보였던 반도체 설비경쟁을 떠올리게 만든다.

당시 치킨게임의 결말은 독일 키몬다의 파산, 일본 엘피다가 미국 마이크론에 흡수되는 등 수많은 출혈 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사의 삼국지로 막을 내렸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당분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낸드플래시 출하량이 2015년 822억개에서 2020년 5084억개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도 45%에 달한다.

이 같은 흐름에 반도체 업체들이 낸드플래시를 새로운 먹거리로 인식하고 선두쟁탈을 위한 싸움에 돌입한 셈이다. 

이번 적층 경쟁에서는 출혈보다는 우리 업체들의 기술력 향상과 승승장구가 있기를 기원한다. 고래들의 싸움에는 언제나 새우, 기업들의 경쟁에는 국민의 삶이 큰 영향을 받으니까 말이다.

[신아일보] 신민우 기자 ronofsmw@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