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칼럼] 세계 경제, ‘각자도생’의 길로 간다
[기고칼럼] 세계 경제, ‘각자도생’의 길로 간다
  • 신아일보
  • 승인 2017.01.03 1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용주 경제전망 칼럼니스트
 

2016년 지구촌을 뒤흔든 사건은 미국의 트럼프 당선과 영국의 브렉시트였다. 선거에 큰 영향을 준 원인은 난민(이민)과 테러문제였다. 난민(이민) 문제는 일자리 문제로 볼 수 있다.

강한 미국을 외치는 트럼프 당선인은 일자리 창출을 가장 우선시하고 있다.

그래서 국내로는 재정확대로 토목과 건설투자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대외적으로는 보호무역을 주장한다. 대통령 취임 이후 보호무역을 상당한 강도로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은 수출의존도가 낮기 때문에 무역전쟁을 벌여도 피해가 적다.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면 트럼프는 무역전쟁을 감수할 수도 있다고 본다.

경제대국 미국이 보호무역으로 나오면 세계 경제는 어떻게 될까.

미국이 보호무역으로 돌아서면 세계는 무역전쟁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보호무역과 자유무역이 혼재할 수도 있다.

이제는 저마다 처해진 이해관계에 따라 각 국가들이 처방을 달리할 수 있다.

미국은 이미 제조업 부흥전략과 셰일가스 성장전략의 성과로 경기회복이 가장 빠른 나라다. 트럼프 정부의 출범과 함께 감세, 재정지출 확대, 규제 완화 등의 정책이 시행되면 성장세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각국이 보호무역으로 무장하고 제조업 유치경쟁을 벌이면 결국 자국 소비시장이 큰 나라가 유리하다. 기업은 소비시장이 큰 국가에 공장을 세워야 가격경쟁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무역환경이 변해가고 있다. 2014년부터 세계 경제가 성장하는 데도 불구하고 세계 교역량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제조공장이 소비시장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 유치경쟁 속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국가는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던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들이며 그 중에서도 자국 GDP 대비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일 수밖에 없다.

글로벌 무역규모 감소보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의 금리인상이다.

미국 금리인상은 세계 각국의 시장금리에 영향을 준다. 글로벌 경제가 너무 오랫동안 초 저금리에 익숙해 왔기 때문에 소폭의 금리인상에도 충격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부동산 자산의 가격거품이 심한 국가 또는 공급과잉이 심한 국가인 경우,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

달러강세에 따른 자국 환율 절하는 수출을 늘리는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수출은 늘지 않고 수입물가만 오르는 악순환에 놓일 수도 있다. 각국은 처해진 상황에 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고 인상하지 않을 수도 있다.

세계 경제는 각 국가별로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로 가고 있다. 

/한용주 경제전망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