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소비자 외면 권하는 TV홈쇼핑의 얄팍한 꼼수
[데스크 칼럼] 소비자 외면 권하는 TV홈쇼핑의 얄팍한 꼼수
  • 신아일보
  • 승인 2017.01.0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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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부국장 겸 산업부장
 

‘복불복(福不福)’. 설 명절이면 어김없이 거리를 떠도는 ‘야바위꾼’들의 외침이다. “운이 좋으면 돈을 딸 수 있고, 운이 없으면 ‘꽝’”이란 얘기다. 이 말이 최근 TV홈쇼핑을 즐겨보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회자’되고 있다.

TV홈쇼핑 마니아 주부9단 정모(46)씨는 최근 겪은 일을 생각하면 울화가 치민다. 자신의 운에 따라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좋은 제품과 ‘수준이하’의 제품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낀 사건 때문이다.

놀음판에서나 흔히 쓰이는 ‘복불복’이 언제 부터인가 TV홈쇼핑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에 씁쓸한 생각마저 든다.

정씨는 지난 연말 큰 맘 먹고 한 유명 TV홈쇼핑에서 겨울 코트를 주문했다. 들뜬 마음으로 도착 예정일 보다 하루 빠르게 배달된 코트를 보는 순간 정씨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미 누군가의 손을 거친 중고제품이 버젓이 들어 있었다.

코트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이 담겨있어야 할 ‘가격표’도 없을 뿐 더러 신제품에 당연히 봉인 되어 있어야 할 주머니의 실밥도 뜯겨져 있었다. 누군가 입다 반품한 중고 제품이 정씨에게 신제품으로 배달된 것.

지난 여름 TV홈쇼핑업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유명 TV홈쇼핑의 중고제품 판매 사기 사건 보도가 떠올랐다. 실제로 당시 한 유명TV 홈쇼핑에서 구매한 신제품에 옛 주인 이름이 적혀 있는 제품이 배달되어 적잖은 파문을 일으켰다.

이같은 불신으로 TV홈쇼핑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낮다. “일단 팔고보자” 라는 쇼핑호스트의 실적압박과 TV홈쇼핑의 묵인이 만들어낸 결과다. 지난 2012년 4백여 건이었던 홈쇼핑 관련 소비자 피해 신고가 2015년 1300건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이런 이유일까. TV홈쇼핑의 성장이 최근 몇 년째 정체 상태다.

온라인몰이나 모바일 쇼핑이 가세하며 달라진 소비환경이 큰 이유지만 홈쇼핑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 하락도 간과할 수 없다. 물론 “일부업체의 일”이라고 업계는 항변하고 있다.

신뢰회복에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외면은 ‘한순간’이라는 사실을 업계는 명심해야 한다.

2015년 ‘백수오사건’으로 업계가 휘청하기 이전부터 잦은 가격 변동과 과대광고, 방송과 다른 상품 등에 실망한 소비자들의 아우성이 계속돼 왔다는 점을 이젠 한번쯤 곱씹어 봐야할 때다. 

/김재홍 부국장 겸 산업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