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갈수록 ‘똑똑’해지는 우리 집, ‘보안’은 어쩌나
[기자수첩] 갈수록 ‘똑똑’해지는 우리 집, ‘보안’은 어쩌나
  • 신민우 기자
  • 승인 2016.12.2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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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까지 SF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사물인터넷(IoT)과 딥 러닝은 현재 IT·가전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다. 단순한 허구를 넘어 우리 삶 속에 성큼 다가온 것이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을 적용한 냉장고 ‘패밀리 허브’를 출시했다. LG전자 역시 이듬해 사용자 생활패턴을 학습하는 ‘딥러닝 스마트홈’ 출시를 예고했다. 대유위니아, 동부대우전자 등 중견업체들도 속속 이 대열에 합류하며 ‘똑똑한 집’ 구현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장밋빛 미래로만 보이는 이 기술에도 맹점은 있다. 해킹과 같은 보안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IoT, 딥 러닝의 여명기에 불과한 지금으로서는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지만 해외에서는 몇 년 전부터 우려가 제기돼 왔다.

실제 2012년 당뇨를 앓는 컴퓨터 보안 전문가가 자신의 인슐린 펌프를 해킹에 투약량을 조절했다. 악의를 가진 해커라면 이를 과다·축소시켜 환자의 목숨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2014년에도 통신 기능이 있는 냉장고를 해킹해 스팸메일이 발송된 사례가 있었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범죄 역시 고도화된다. 특정 개인이 언제 자고 언제 일어나는지, 무엇을 먹고 어디로 출근하는지 학습한 가전제품이 해킹된다면 개인 생활정보가 고스란히 외부에 유출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멀지 않은 미래의 가장 큰 화두는 이 같은 문제에 대응하는 ‘보안’이 될 것이다. IoT, 딥 러닝을 가전제품에 탑재하는 가전업체들도 이에 대한 심각성을 지금부터 느껴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사람과 직결되는 분야에서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신아일보] 신민우 기자 ronofsmw@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