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건설사, 특화된 무기로 경쟁력 높여야
[기자수첩] 건설사, 특화된 무기로 경쟁력 높여야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6.12.2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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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지하철역에선 무수한 성형외과 광고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지상으로 올라오면 멋진 외모의 선남선녀들이 강남거리를 누빈다. 연예인 부럽지 않은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겨울에도 강남은 꽃밭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외형의 상향평준화가 이뤄지는 동안 개성은 약해졌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 부터 왠지 낯익은 이들과 마주치는 횟수가 늘어난다는 느낌을 받는다.

우리나라 건설사들도 열심히 외형을 가꿔왔다. 6.25 전쟁 뒤 피폐해진 나라를 재건하고 국가 경제를 발전시킨 1등 공신의 역할을 하며 스스로도 비약적인 성장을 해왔다.

최근 몇 년은 장기적인 경기침체에도 나홀로 타오른 부동산 시장을 등에 업고 주택건설의 꽃을 피웠다. 하지만 역시 몸집을 불리는 동안 개성은 약해졌다.

내년 건설업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선에 근심이 많다. 저유가에서 비롯된 해외건설 수주 감소와 잔뜩 몸을 움츠린 부동산 시장으로 인한 주택사업 위축이 불가피해 보인다.

문제는 일순간 불어닥친 찬바람을 기회로 삼을 수 있는 건설사의 모습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예상했다면서도 구체적 대비는 없고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자신만의 무기도 만들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오로지 정부정책과 경기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수동적 건설업의 현 주소다.

개성을 키워야 한다. 주택경기 살아나면 다같이 웃고 고꾸라진다고 다 같이 울고 있을 수는 없다. 다양성이 커졌을 때 업계가 건강해지고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도 높아진다.

TV속 많은 연예인들도 외모보다 '개성'을 무기로 주가를 올린다. 또 그런 연예인들이 오래 살아남는 법이다. 국내 건설사들도 외형적 경쟁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특화된 무기를 찾아야 할 때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