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외교관, ‘존경받는 직업’ 명성 지키려면
[기자수첩] 외교관, ‘존경받는 직업’ 명성 지키려면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6.12.2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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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외국에 파견돼 일하는 공무원이지요. 우리나라 국민을 보호하고, 해당 나라에 우리나라를 알리는 역할도 해요”

한 포털사이트에서 ‘외교관’을 검색했을 때 가장 먼저 찾을 수 있는 정보다.

인터넷상에서는 외교관이 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질문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런 질문과 답변들을 조금만 살펴보면 외교관은 존경받는 직업 중 하나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유력 대선주자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외교관 출신이다.

그런데 최근 외교관의 ‘연관검색어’에는 ‘한국 외교관 성추행’, ‘칠레 성추행’, ‘칠레 동영상’ 등이 줄지어 나타난다.

칠레 주재 한국 외교관이 미성년자를 성추행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현지에서 방송됐기 때문이다.

방송에서 나타난 이 외교관의 추행은 차마 눈 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같은 한국인이라는 사실마저 부끄럽게 만든다.

솔선수범해도 모자랄 공직자가 되레 국제사회에서 나라 망신을 시키고, 온 국민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

당장 외교관의 자질과 외교부의 기강 문제가 논란이 됐다.

특히 해당 외교관의 행실이 좋지 않았다는 소문은 이미 동포 사회에 퍼져 있었다고 한다. 소문이 사실이라면 재외공관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방치한 것이나 다름없는 외교부의 책임이 불가피하다.

더군다나 해당 외교관은 칠레 한류관련 문화사업과 한국어 강좌를 담당하고 있다. 남미 한류 문화 전파의 거점으로 성장해가던 칠레 현지의 한류 붐에 타격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애꿎은 칠레 교민들은 해당 방송이 방영된 후 현지인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고 하니 안타깝기만 하다.

국가를 대표하는 얼굴인 외교관의 작은 일탈행위는 국가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외교부는 해당 사건을 엄중히 다루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재외공관 근무자의 비위 척결을 위한 대책 마련에 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