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결국 ‘친박 패권’ 택한 새누리
[기자수첩] 결국 ‘친박 패권’ 택한 새누리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6.12.1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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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새로 태어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가늠할 신임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 4선 정우택 의원이 선출됐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폐족(廢族)으로 전락할 뻔했던 친박은 기사회생으로 살아남았다.

김무성 전 대표 표현대로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노예' 이상도, 이하도 아닌 친박이 또 당권을 손에 쥔 것이다.

앞으로 새누리당이 얼마나 민심과 엇나갈지 안 봐도 훤하다.

정 원내대표는 계파색이 엷고 비박 포용의 자세를 갖춘 합리적 캐릭터다.

특히 그는 "비대위원장 추천권은 비주류에 일임했다"며 "친박은 목소리를 내지 말라"며 당 화합을 위한 일종의 '유화책'을 꺼냈다.

그러나 친박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당선했기에 그들의 요구와 이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정현 당 대표 등 친박 지도부는 정 원내대표를 뽑아놓고 득의의 표정으로 사퇴했다.

친박지도부 승계작업이 성공한 것에 만족한다는 뜻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새누리당의 한계다.

새누리당이 반성하고 있다면 적어도 박근혜 정권 실패의 책임이 있는 친박계를 대변하는 원내대표를 뽑아서는 안됐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친박과 비박이 공존한 채 개혁을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줄 것이다.

정 원내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계파 청산과 당 화합을 강조했지만 이를 구체화하는 것은 쉽지 않다.

친박 지도부의 '2선 후퇴'가 앞당겨지긴 했지만 이 정도로 계파갈등이 누그러질 지는 미지수다.

정 원내대표 체제에서도 여전히 계파정치에 휘둘린다면 정우택 체제도 금세 끝날 수 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