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부·정치권, 꽉 막힌 계층 통로 뚫어줘야
[기자수첩] 정부·정치권, 꽉 막힌 계층 통로 뚫어줘야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6.12.1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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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이른바 ‘흙수저’로 인식하는 가구가 늘면서 계층이동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열심히 일하면 상위 계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크게 줄었다는 말이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12일 통계청이 밝힌 ‘한국의 사회동향 2016’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이 계층 상향 이동 가능성에 대해 비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년 전 10명 중 6명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던 것과는 대조된다.

또 자신이 최하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가구는 전체의 20%에 달했다. 1994년 약 12%였던 것과 비교하면 20여년 새 자신을 ‘흙수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급증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30~40대 10명 중 7명가량이 계층 상향 이동 가능성에 대해 비관적으로 봤다는 사실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 같은 생각이 만연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이대로 가면 미래에 대한 희망과 사회의 역동성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열심히 일해 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면 노력의 동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계층 상향이동에 대한 비관론이 팽배해진다면 열심히 살아갈 의지도 꺾이는 동시에 계층의 고정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계속 그 자리에 머물다 보면 급기야 경제는 동력을 잃고 정체될 수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번 통계의 의미를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고 젊은이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노동개혁과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또 노동의 대가를 충분히 인정하고 비정규직을 줄이는 등 실효성 있는 대책도 서둘러야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최순실 사태’로 멈춘 국정을 바로 잡고 서둘러 계층 이동 통로 보수에 매진해야 한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