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재벌 총수의 잠 못 이루는 12월의 밤’
[데스크 칼럼] ‘재벌 총수의 잠 못 이루는 12월의 밤’
  • 신아일보
  • 승인 2016.12.0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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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산업부장 겸 부국장

 
삼성을 비롯해 현대차·SK·LG 등 주요그룹 총수(오너)들의 ‘수난시대’다.

‘최순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청문회’에 이어 ‘특검’ 등이 예정돼 있어 관련 그룹 총수들이 밤잠을 설치고 있다.

혹시 모를 ‘말 한마디 실수’가 그룹의 ‘명운(命運)’을 가를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헌정사상 유례없는 이번 청문회에 쏠리는 국내·외 언론의 높은 관심도 큰 부담이다.

오늘(6일) 오전 진행될 청문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본부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재계를 쥐락펴락하는 재벌 총수들이 한꺼번에 증언대에 오른다.

총수들이 긴장하는 이유는 청문회가 실시간 방송으로 중계되는 데다 생방송 특성상 한 번 내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 없어서다.

이로 인해 방송경험이 있는 임원 등이 긴급 차출되는 등 유례없는 준비를 해야 했다.

총수의 방송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A그룹의 전직 방송사 출신임원은 입사 후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을 정도다.

또 일부 그룹은 이미지전문가와 방송화술 전문가를 긴급 섭외하는 등 꼼꼼한 준비를 했다는 후문이다.

한 그룹의 대관담당 임원은 “그룹 차원에서 지난달 초부터 본격적으로 TF를 만들어 (청문회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면서 “현안에 대한 예상 질문은 물론 시내버스요금 등 돌발질문에 대한 답변도 미리 준비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설상가상, 이번 청문회를 무사히 통화해도 ‘특검’이라는 관문이 기다리고 있다.

박영수 특검은 이번 주 중 특검보와 파견검사 등 핵심 인력을 선발, 이르면 다음 주부터 수사에 나선다.

상황에 따라 재벌 총수들은 ‘청문회’에 이어 ‘특검’과 마주 앉아야 할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문제는 청문회와 특검 준비로 정작 가장 중요한 새해 전략과 투자계획 등이 차질을 빚을까하는 우려다.

실제로 일부 그룹은 연말 정기임원 인사를 내년으로 미루는 등 새해 투자전략을 아직 확정짓지 못했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되풀이되는 정치인과 기업인의 불편한 밀월관계가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재홍 산업부장 겸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