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통령의 주름, 그리고 사생활
[기자수첩] 대통령의 주름, 그리고 사생활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6.11.30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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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의 주름은 사람의 감정을 표출하는 표정을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하 직원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능력이 중요한 리더에게는 이런 주름의 역할도 필수적 요소라 할 수 있겠다.

이와 관련, 하버드 의대 연구팀의 한 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총리 같은 국가 리더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노화가 더 빨리 진행된다고 한다. 수명은 3년 정도 짧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국정 스트레스’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논리를 증명하는 해외 정상들의 취임·퇴임 시기 비교 영상과 사진 등은 종종 화제가 됐다.

최근 발간된 미국 잡지 '뉴욕 매거진'도 오바마 대통령의 2008년 얼굴과 2016년 얼굴을 비교했다. 사진 속 오바마는 얼핏 봐도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반면 최근 언론을 비롯해 인터넷이나 SNS 상에서 등장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10여 년 전 과거 모습과 국정을 운영하는 최근의 모습을 비교한 사진은 놀랍기 그지없다.  과거 눈가에 가득했던 잔주름이 사라지고 깊이 패였던 팔자주름은 흐려졌다. 박 대통령의 시간만은 거꾸로 흐르는 것일까.

이 문제는 세월호 7시간과 연결된다는 의혹을 비롯해 의료법 위반 논란을 불러일으키기까지 했다.

물론 국정운영을 하는데 있어 얼굴 주름은 중요한 것이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얼굴에는 성형수술이나 시술을 한 흔적이 역력한데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받았는지를 아는 이가 아무도 없다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박 대통령을 변호하는 유영하 변호사가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말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대통령도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 있음을 존중해 달라”고 호소했다.

대통령도 사생활을 가질 권리는 분명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경우 최순실을 비밀 책사로 삼아서 국정을 사유화해버린 것이 드러났다. 때문에 사생활로 보호받아야 할 태반주사 등은 극도의 반감과 역겨움만 불러일으킨다.

국사보다 외모 관리에 더 관심이 많은 여성 정치인을 좋아할 국민은 없다.

지난 26일 5차 촛불집회 당시 서울 내자동 광화문 새마을금고 앞 자유발언대에 오른 한 중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국민의 세금으로 복지를 늘리라했더니 자기 주름이나 펴고 있다. 외교를 하라고했더니 매국을 하고 있고, 나라를 지키라했더니 미국을 지키고 있으며, 문제를 해결하라했더니 문제를 덮고 있고, 연설문을 쓰라했더니 교과서나 쓰고 앉아 있다. 이게 나랍니까, 이게 정부에요?”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