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리 경제 버팀목 ‘경상수지’가 불안하다
[사설] 우리 경제 버팀목 ‘경상수지’가 불안하다
  • 신아일보
  • 승인 2016.10.0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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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형 흑자’ 고착화 우려
침체 대비 경제 체질 강화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경상수지’가 불안하다.

경상수지가 4년 넘게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규모가 줄어들면서 경기 둔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엊그제 한국은행 발표 따르면 8월 경상수지 흑자는 55억 1000만 달러 규모로 지난 2013년 3월 이후 54개월 연속 흑자를 내긴 했지만 흑자 규모는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수출은 지난해보다 3% 줄어든 417억 달러이고 수입은 0.6% 늘어난 344억 달러로 추산됐다.

8월 상품수지 흑자는 73억 달러로 전달보다 34억 8천만 달러나 급감했다. 이는 1년 6개월 만에 최소 규모이다.

끝없이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던 수입이 23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을 주고 있다.

그렇다고 추세적인 변화를 기대하긴 이르다.

정부가 올해 수출은 전년보다 2.1% 늘어난 5382억 달러, 수입은 2.6% 늘어난 4482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러한 목표치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경기 위축, 세계경제 불황, 국제 유가 등 영향을 줄 대내외적인 악재가 산재해 있어 앞날이 캄캄하기 때문이다.

8월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반등 조짐을 보여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말그대로 ‘반짝 개선’이라는 얘기다.

수입의 경우 자본재와 소비재를 중심으로 늘면서 희망감을 던져주고 있으나, 수출의 경우 파업 등의 여파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집계한 결과를 보면 9월 수출과 수입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5.9%, 2.3%씩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이라 ‘불황형 흑자’는 지속 될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수출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국제교역이 호조를 보여야 하지만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

세계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4일 발표한 ‘세계 경기변동 국면 판단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서서히 회복하고 있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다르게 선진국과 신흥국이 동시에 경기하락세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제교역량 순환변동치의 하락세를 감안할 때 세계 교역량이 빠른 시일 내에 회복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높아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다 내수 경기는 절벽이다.

갈수록 증가하는 가계부채로 인해 쓸 돈이 없어 소비 여력은 떨어지면서 내수침체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특히 그동안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도 불황형 흑자 현상이 고착화될 수 있다.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고 경기부양 정책도 제대로 먹혀 들지 않는 등 여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실업, 기업파산, 실물경기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줄줄이 추락하면서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장기불황의 그림자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

경상수지 불안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격랑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경제 체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장기침체에 대비 투자환경 개선, 노동시장 개혁과 함께 가계 부채 해소 방안을 마련해 소비여력을 확충하는 게 기초체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근 조선·해운업 구조조정과 파업 등으로 인해 내수 부진이 심각하다. 이를 극복하는 것도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