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회적 관심만이 아동학대 살해 막는다
[사설] 사회적 관심만이 아동학대 살해 막는다
  • 신아일보
  • 승인 2016.10.04 18: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악질적 비인륜적 아동학대 살해
단절없인 문화국가라고 할 수 없다

사회가 각박하고 안전망이 허술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아동학대 살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선진국의 문턱까지 왔다고 자부하는 한국인의 자존심을 허무는 일이 꼬리를 물고 있는 것이다. 사건이 터질때마다 호들갑을 떨지만 이같은 유형의 사건은 줄지 않고 있다.

이러한 사건이 끊이지 않는 한 한국은 미개하고 잔인한 천박한 문화의 국가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기 어렵다. 약자중의 최 약자인 어린이를 무참히 살해하는 범죄행위 근절 없이는 문화국가가 될 수 없다.

코앞에서 반인륜적인 범죄가 극성을 부리는데 문화를 얘기 할 수 있겠는가. 옆에서 사람이 죽어도 나하고 관계만 없다면 외면하는 사회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

특히 아동학대에 의한 살해는 주위에서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예방할 수가 있는 것이어서 이와 관련한 사회적인 안전망을 구축해야 된다.

최근 발생한 여섯 살 여아 사건은 우리의 가슴을 멍하게 한다. 평소 잦은 구타로 어린이가 기진한 상태인데도 테이프로 몸을 결박, 밥을 주지 않고 17시간이나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

얼마나 잔인한 범죄인가. 이사건도 종전의 학대 후 살해 수법과 같다. 경찰에 따르면 경기도 포천에 사는 엄마 김씨(30)는 지난달 29일 수양딸 A양이 식탐이 많다는 등의 이유로 온몸을 투명테이프로 묶고 방치해 숨지게 했다.

그러고선 다음날 남편(47) 등과 함께 시신을 야산으로 옮겨 불에 태운 뒤 암매장했다고 한다. 범행을 숨기려 지난 1일 인천 소래포구 축제 행사장에 들러 허위 실종 신고를 했다. 얼마나 가증스러운 일인가.

이 어린이 사건은 주위에서 조금만 관심을 기울였으면 어린이가 죽음만은 면했을 수가 있었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이웃의 한 주민은 밤늦은 시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 2층 A양 집에서 나는 학대 소리를 들은 주민들도 있었다.

한 주민은 “밤마다 입에 담지 못할 부부의 욕설이 들려 이웃집 아이가 귀를 막고 잠들었다”며 “부모가 때리는 소리, 욕하는 소리가 다 들렸다”고 전했다.

다른 주민은 “자동차 안에서 김씨가 A양을 혼내는 모습을 우연히 목격했는데, A양이 엄청 겁에 질린 표정이라 ‘애를 잡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평소 양부모의 욕설과 A양의 울음소리를 듣고 학대를 의심했지만 신고를 하지 못했다. 이들이 신고하지 못한 것은 아동학대가 아닐 경우 등 신고후의 상황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법적인 보호가 필요한 대목이다.

최근 1년간 크게 회자됐던 어린이 학대 살해 사건은 줄잡아 10여건이 된다.

지난해 말 인천에서 발생한 ‘16kg 소녀’ 탈출 사건은 지금도 우리를 가슴아프게 한다. 부모로부터 2년간 밥을 굶거나 매질을 당했다.

가스 배관을 타고 탈출하지 않았으면 이 어린이도 희생됐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초 인천의 한 초등생은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아 숨진지 2년만에 발견됐다.

이어 경기 평택시에서는 7세 신원영 군이 계모로부터 락스 학대를 받아 사망했다.

이밖에도 경기도 부천시의 13세 여중생 사망사건, 인천에서의 친모에 의한 학대 4세 여아 사망사건 등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사건들은 주위의 무관심이 빚어낸 것이다.

그동안 정부가 사건이 터질 때마다 관계관 대책회의를 열고 대책을 내놓았지만 성과가 없었던 것이다. 가장 중요한 사회적인 관심을 이끌어 내지 못한 결과이다.

소위 사회적 네트 워크의 작동이 안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많은 대책을 내놓은 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웃과 동사무소, 교육기관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사회적 관심망을 만드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