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상청 일기예보 이럴 거면 안하는 게 낫다
[사설] 기상청 일기예보 이럴 거면 안하는 게 낫다
  • 신아일보
  • 승인 2016.08.2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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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힌 게 없는 폭염·장마예보
짜증 부추기고 산업피해 커

기상청 일기예보가 계속 틀려 국민을 짜증나게 하고 있다.

기상청이 일기예보를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비아냥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일기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다면 기상청이 존재할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난마저 일고 있다.

기상청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겸허한 반성이 있어야 될 것이다. 가까운 예로 지난 6월 초부터 기상청이 내놓은 중장기 예보와 단기 예보가 제대로 맞은 적이 없다.

기상청은 틀린 일기예보에 대해 이렇다 할 이유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래가지고야 어떻게 국가 기관이라고 하겠는가. 일개 대학 연구소만도 못한 기관이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최근의 더위 예보만도 그렇다. 기상청은 엊그제 주말부터 무더위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예보를 슬그머니 바꾸었다.

지난 18일, 기상청은 연일 기록적으로 이어지는 8월 폭염이 일요일인 21일부터 누그러지면서 전국의 낮 최고기온도 폭염 수준보다 아래인 33도 밑으로 떨어진다고 예보했다.

이날부터 서울과 부산, 대전의 낮 최고기온은 31도를 기록한 뒤 차츰 평년 기온을 되찾는다는 예보였다.

그러나 기상청은 전날의 예보를 수정하게 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하루 만에 예보를 바꿔 발표했다. 19일, 기상청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이 다음 주 중반까지 이어지겠다고 예보했다.

잇따른 기상청의 폭염 오보로 더위에 지친 시민들이 기상청의 예보를 비난하는 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기상청 예보대로 라면 서울과 전주, 대구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33도를 넘는 폭염이 23일까지 이어지게 된다.

기상청의 폭염 오보가 시작된 건 지난 11일이다. 기상청은 이날 “11일부터 14일까지 폭염이 절정에 달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하지만 기상청 예보와 달리 주요 도시의 낮 최고기온은 14일 이후에도 올해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10여일 전 기상청은 서울지역의 폭염이 광복절인 15일을 기점으로 누그러진다고 밝혔다가 이를 다시 미룬 적이 있는데 또다시 폭염 종료일을 늦춘 것이다.

기상청은 20일경 약해질 것으로 본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24일부터 서서히 약해져 폭염도 이때 수그러들겠다고 다시 예보했다.

폭염 종료예정일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10여일 이상씩 빗나가는 것을 일기 예보라고 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장마예보를 번번이 틀리면서 불신을 샀던 기상청이 이번엔 폭염 종료 시점을 다음 주 중반 이후로 미루면서 눈총을 받고 있는 것이다.

기상청은 지난 6월 말께 장기 예보를 하면서 금년 장마는 비가 제대로 내릴 것이라고 했다. 기상청은 당초 올해 장맛비가 평년 수준으로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하지만 올해 장마기간 동안 전국 평균 332.1㎜의 장맛비가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평년(356.1㎜)보다 24㎜ 적은 것으로 기상청의 장마 예보가 빗나간 것이다. 이 같은 강우량의 장마는 지난해와 같은 마른장마로 이를 예상 못했다는 것은 놀라울 정도이다. 기상청이라고 부르기조차 쑥스럽다하겠다.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일기예보는 실생활에 많은 영향을 준다. 우산 준비로부터 출장 여행 등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특히 주말 일기 예보는 시민뿐만이 아니라 레저 관광산업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일기 예보에 의지해서 일정을 짜기 때문이다.

결국은 일기 예보가 기상청의 망신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고 국민 생활 불편을 넘어 관광산업 등 각종산업에 피해를 준다.

기상청의 일기 예보는 정확해야 된다. 오보가 관행이 돼서는 안 된다. 오보를 예방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