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장 황폐화 재촉하는 북의 어업권 판매
[사설] 어장 황폐화 재촉하는 북의 어업권 판매
  • 신아일보
  • 승인 2016.08.15 17: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업권 매입은 통치자금 제공이고
중저인망 조업 어족자원 고갈 가중

통치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북한이 서해와 동해의 조업권을 중국에 팔아 넘긴 것은 일종의 주권을 넘긴 것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북한이 갈데까지 간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북한이 중국에 동·서해 조업권을 판매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자체적인 조업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 어선 상당수는 소형인데다 낡은 목선이어서 먼 바다에서 장기간 조업이 불가능하다. 어업 후진국이다.

그런데 더욱 문제인 것은 북한에 거액이 흘러 들어간 것이다. 북한이 핵 미사일 등 안보리 결의사항 위반으로 금융제재를 받고 있는데 중국이 슬그머니 뒷문을 열어 준 것이나 다름 없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이 북한을 다시 끌어안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인데 통치자금을 준 것은 큰 문제다.

중국의 이런 이중 플레이는 세계 각국의 북한에 대한 제재가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다.

북한의 조업권 판매는 주권 양여도 문제이지만 중국측의 마구잡이식 어로행위로 동·서해의 어장을 황폐화 시키는 것 이 더 큰 문제이다.

이러다가는 우리나라 대표적 황금어장이 어족자원 고갈로 사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북한은 이미 수년 전부터 서해 어장 조업권을 중국에 팔아 중국어선 들이 새까맣게 몰려와 NLL 인근까지 남하하거나 월선 조업을 일삼아 우리나라 어민을 괴롭혀 왔다.

때문에 봄이면 흔하던 꽃게마저 자취를 감추어 귀하신 몸이 된 지 오래이다. 중국어선은 우리나라에서 금지시키고 있는 저인망으로 조업하는 바람에 고기의 씨를 말려 어장 황폐화를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동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북한이 동해 어장 조업권까지 중국에 팔아 넘겨 동해의 오징어를 싹쓸이 하고 있다.

우리나라 어선은 영세한데다 낚시조업을 하는데 반해 중국은 대형 어선으로 저인망 조업을 해 오징어 씨를 말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방심하고 있는 사이 북한이 광물채취권 판매도 모자라 어장 조업 권까지 팔아 한반도의 자원부족은 심화되게 됐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7500만 달러를 받고 중국에 동·서해 NLL 이북 해상의 조업권을 판매했다.

이에 따라 현재 중국어선들이 서해에서 1500여 척이 조업을 하고 동해에서는 1000여 척이 조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엊그제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동해 NLL 일대에 중국 어선이 활동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유관기관과 (북·중 간 조업권 거래와)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국회 정보위원회에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3000만 달러(약 330억원)을 받고 평년보다 3배나 많은 중국 측 어선 1500여 척에 조업권을 줬다고 했다.

북·중 양측은 2004년 동해 공동어로협약을 체결했지만 NLL 인근 수역에는 협약이 적용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제는 북측이 중국에 돈을 받고 동해 어장의 조업권을 양여한 것이다.

중국 어선들은 조업하는데 있어서 어족자원 보호는 논외이다. 조업권을 산 이상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도 남획은 예정된 것이다.

동·서해에서 저인망 등을 동원한 싹쓸이 식 조업을 강행해 어족자원을 고갈시켜 어장을 황폐화시킬 것은 빤하다.

이러한 점을 알고 있는 우리나라 정부는 적절한 대책을 세워 남획을 방지하고 어족자원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된다.

필요에 따라서는 북한과의 대화도 마다해서는 안 된다. 당장 어획량이 줄더라도 중국과의 협조체제도 고려해야 된다. 이미 중국 어선이 조업을 하고 있는 이상 중국당국과 협조해 어로 규칙도 마련해야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