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끊임없는 '연예계 성추문' 논란 왜?
[기자수첩] 끊임없는 '연예계 성추문' 논란 왜?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6.07.21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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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예계는 인기 남자 연예인들의 '성추문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5월 개그맨 유상무를 시작으로 최근 두 달 사이 가수 겸 배우 박유천, 가수 이주노, 배우 이민기 그리고 이진욱까지 연예인들의 성추문이 잇따라 터져 마치 바통을 이어받는 듯한 모습이다.

어떠한 논란보다도 성추문은 연예인의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무혐의 처분을 받더라도 복귀에 있어 가장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 성추문일 것이다.

실제로 가수 이수의 경우 2009년 미성년자 성매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 속죄의 시간을 보냈으나, 2012년 MBC '나는 가수다' 출연 섭외 무산에 이어 올해 4월 뮤지컬 '모차르트' 캐스팅에서도 제외되는 슬픔을 겪었다.

최근 성폭행 및 성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었던 이민기 역시 무혐의를 받았음에도 차기작으로 알려졌던 '내일 그대와' 최종 합류가 불발되고 말았다.

이처럼 대중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오는 연예인들의 성추문이 계속해 터지면서 이들의 팬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대중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연예인과 고소한 여성들 사이의 진흙탕 폭로전과 각종 진실 공방전까지 이어지면서 대중의 피로도는 급증한 상태다.

스타란 어둠 속에서 빛을 내는 존재인데 추문으로 인해 시대를 더 어둡게 만들어 버리고 있는 셈이다.

어느 사회학자는 최근 잇따라 불거지는 연예인의 성추문과 관련해 "누군가도 고소했으니 나도 고소해보자"라는 심리가 일부분 작용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누가 연예인과 성추문을 터트리고 몇 억원을 받았다' 등의 찌라시는 이런 고소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

또 범죄가 갑자기 늘었다기보다는 피해 여성들과 대중의 반응이 달라진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과거엔 피해 사실을 누구도 믿어주지 않을 거란 생각을 많이 했지만, 성매매는 불법이라는 명확한 인식 속에 피해를 인정받기 어렵던 유흥업소 내 성폭력, 연예인 관련 사건이 터져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외에 '강남역 사건'과 '박유천 사건'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있다. 여성들의 적극적인 피해 고백을 지켜보며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재해석하고 되돌아보게 됐다는 것.

이같은 변화는 성범죄 근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부작용을 줄이는 일도 함께 논의돼야 할 것이다.

피해 여성들이 더 이상 숨지 않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사실 확인 전에 유명인들이 범죄자 취급을 받는 것은 문제다. 이들의 인권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

물론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인생까지도 처참하게 짓밟아 버리는 성폭행은 엄벌 받아 마땅하다.

강간의 친고죄 조항이 폐지되고 가해자에 대한 신상공개와 화학적 거세가 이뤄지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비롯된 조치다.

하지만 이렇게 성폭행이 파렴치한 범죄인 만큼이나 억울하게 성폭행범으로 몰리는 사례도 없어야 한다는 말이다.

또 연예인들은 자신의 영향력을 늘 돌아보며 행동거지 하나하나를 조심하고 살펴야 할 필요성이 있겠다.

지금은 작은 것도 순식간에 일파만파 퍼지는 SNS 시대가 아니던가.

연예인의 성추문은 더 나아가 전체 '한류'의 브랜드 이미지를 흐릴 수 있는 문제라는 점을 연예인들 스스로 깨닫고 주의해야 한다.

연예인의 성추문이 사생활 문제라는 시각도 있지만 대중 정서에 미치는 영향, 또 한류 등 문화산업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사적인 부분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