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춘향제 끝났는데 프랑스 축제 벤치마킹(?)
[기자수첩] 춘향제 끝났는데 프랑스 축제 벤치마킹(?)
  • 송정섭 기자
  • 승인 2016.07.21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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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남원시가 공직기강 확립을 주장하면서 춘향제 파견공무원 10명을 독일, 프랑스 등에 10일간 축제 벤치마킹차 공무국외여행을 출발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여행계획서에서 여행목적으로 축제인프라 구축, 축제경영마케팅 역량 강화, 도시경관을 통한 관광자원화를 꼽았고, 세부내용으로 프랑스아비뇽페스티벌 견학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여행계획서를 보면 여행시작일인 지난 13일 독일을 경유해 프랑스에 도착해 여행기간 내내 프랑스에서 체류하다 현지에서 22일 독일을 경유해 귀국하는 것으로 돼 있다.

특이사항으로 매일 아비뇽연극제 견학이 주요 일정으로 잡혀 있다. 공연시간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공연시간을 제외하고는 자유시간이나 다름 없어 단순관광에 불과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비뇽연극제 견학을 6일간이나 주요 일정으로 계획했다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여행계획으로 보인다.

이 여행의 경비는 문화관광과 1800만원, 총무과 1000만원, 춘향제전위 700만원 등 3500만원의 혈세가 보조된다. 자부담은 1인당 57만7000원으로 개인당 여행 비용은 총 407만7000원에 달하는 춘향제와 관련된 여행이라는 주장이다.

시민 C씨는 “지난달 7일 민원사무처리를 위해 광한루 옆 축제계사무실을 방문했다가 문이 잠겨 있어 확인한 결과, 전 직원이 오래전에 끝난 의령축제와 춘향제와 무관한 부산무용축제를 벤치마킹 하기 위해 외유여행을 갔더라”고 제보하기도 했다.

시 관계자에 확인한 결과 문화관광과 축제계는 당시 사무실 근무자 한 사람 남기지 않고 시청파견 근무자를 포함해 12명이 관광지 벤치마킹으로 부산 감천마을 맥주축제에 다녀온 것으로 밝혀졌다.

재정공시 발표 기준 2014년 남원시는 1350명의 공무원 중 해외여비로 50명에게 1억260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발표했다. 이웃한 전주시의 경우 같은기간 2668명의 공무원 중 63명에게 1억6250만원의 해외여비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예산집행 총액과 공무원 총원을 대비해 보면 남원시의 공무원 해외여행 비용은 전주시에 비해 2배에 달하는 셈이다.  남원시의 예산낭비가 도를 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시민 C씨는 “시는 지난 12일 강도 높은 공직기강 확립을 주장하는 보도 자료를 발표하고 하루 만에 공무원들의 해외여행의 강행은 잘못된 시정 발표”라고 꼬집었다.

또한 “축제부서는 춘향제 예산 운영계획에서부터 춘향제를 핑계로 축제가 끝난 후에 해외여행 벤치마킹 비용의 예산을 세우는 등 지나친 예산 낭비와 근무태도에서 무리수가 나타나고 있다”며 “혈세만 축내고 시민에게 지탄받는 공무원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축제 벤치마킹 공무국외여행은 당연하다. 그러나 춘향제가 끝나고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이뤄져 말이 많은 것이다.

남원시는 瓜田(과전)에 不納履(불납리)요 李下(이하)에 不整冠(부정관) 이라는 말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오얏나무(자두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쓰지 말고, 오이밭에서 신발끈 고쳐 매지 말라는 말로 오해 살 일은 하지 말라는 것으로 명심해 주길 당부한다.

[신아일보] 남원/송정섭 기자 swp207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