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드 괴담’ 선동꾼 엄단과 이성적 판단 필요하다
[기자수첩] ‘사드 괴담’ 선동꾼 엄단과 이성적 판단 필요하다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6.07.19 18: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미 군 당국이 경북 성주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한다고 공식 발표한 가운데 온·오프라인에서 퍼지고 있는 ‘사드 괴담’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사드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불임과 암을 유발한다’, ‘전자파가 수분을 빨아들여 신체 내부에 화상을 발생시킨다’는 말부터 ‘전자파를 맞고 자란 참외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농사를 망칠 것이다’라는 등 허무맹랑한 괴담들이 무차별로 유포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15일 사드 관련 괴담에 대한 입장자료를 통해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하지만 정부의 입장 발표를 비웃기라도 하듯 괴담은 계속됐다.

일각에선 외부 세력이 개입해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경북 성주군민 집회 현장에서 한 여성은 마이크를 잡고 북핵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 여성은 “북핵은요, 저희하고 남쪽하고 싸우기 위한 핵무기가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남쪽이 우리나라를 지칭하는 것이라면 ‘저희’는 도대체 누구를 의미한다는 것인가.

또 이 여성은 “제가 알기로는 북핵은 미국과의 협상”이라며 “북핵은 우리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을 대응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북한 입장을 대변했다.

이에 군중들이 “사드 얘기만 하라”며 반발하자 이 여성은 “저기 있는 총리, 국방장관은 우리한테 해줄 수 있는 말이 한마디도 없다”는 말을 남기고 집회장을 급하게 빠져나갔다.

외부 세력과 연대하지 않는다는 성주 투쟁위원회 측의 공언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외부 세력 개입 의혹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사드배치를 둘러싼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우리 군과 언론은 18일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 직접 들어가 전자파를 측정하고 ‘팩트’를 확인했다.

우리 군이 성주포대에서 1.5㎞ 떨어진 곳에 민가가 있는 점을 감안해 괌 사드 레이더에서 1.6㎞ 떨어진 곳에서 레이더 가동 6분 후부터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최대치는 0.0007W/㎡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 방송통신위원회 전자파 인체보호 기준치인 10W/㎡의 0.007% 수준이었으며 평균치는 0.0003W/㎡로 집계됐다. 기준치의 0.007%는 일상생활에서도 나올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성주포대와 유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고도 350m에 레이더를 설치하고 5도 각도로 레이더 빔을 발사한 것을 가정해 시뮬레이션 했던 결과 인체에는 레이더 빔이 접촉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렇게 확실하게 확인했는데도 분명히 괴담은 계속될 것이다. 2008년 ‘광우병 괴담’ 때처럼 말이다.

일부 선동꾼들의 선전선동, 사실관계에 입각하지 않은 무책임한 언론보도 등 8년 전과 아주 닮아 있다.

모 언론은 미국 기관지인 성조지의 괌 사드 부대 르포 기사를 소개하면서 ‘이 지역에 살 수 있는 건 두 마리 돼지뿐, 사람이 살기 어렵다’고 원문과 다르게 번역해 보도했다가 나흘 만에 잘못을 시인했다.

또 다른 언론은 ‘기지 주변에 가면 구토와 어지럼증이 난다’며 사실이 아닌 내용을 보도했다.

결국 사드 유해성 문제는 과학적 검증 노력을 통해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수밖에 없다. ‘아님 말고’ 식의 보도와 선전선동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현실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

또 정부는 나라를 어지럽히는 전문 선동꾼들에 대해 엄단하고 ‘광우병 괴담’처럼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확실한 대응이 필요하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