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유엔군 참전의 날을 생각하며
[독자투고] 유엔군 참전의 날을 생각하며
  • 신아일보
  • 승인 2016.07.1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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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보훈청 보훈과장 정혜경

 
벌써 7월이다. 우리는 흔히 7월하면 ‘바다’, ‘무더위’, ‘여름휴가’ 등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7월에는 우리에게 좀 더 특별한 날이 있다. 6.25전쟁의 총성이 멈춘 날 7월 27일. 6.25전쟁 정전협정이 체결된 날이자 유엔군 참전의 날이다.

유엔군 참전의 날은 6.25전쟁 당시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했던 국군과 유엔참전용사의 공헌을 기리는 국가기념일이다.

매년 7월 27일에는 6.25전쟁의 정전협정과 더불어 국군과 유엔참전용사의 희생에 감사하고 공헌을 기리는 정부차원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2013년 7월 26일 '참전유공자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대통령령 제11946호)'공포되면서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기념일 제정은 대한민국이 오늘날의 기적적인 경제발전과 성숙한 민주화를 이룰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준 유엔참전용사와 유엔참전국의 희생과 공헌에 감사하고, 동맹국과의 우호협력을 강화하며, 전후세대에게 동맹국에 대한 올바른 역사의식을 재정립하는 계기를 마련함에 있다.

북한의 침략으로 일어난 6.25전쟁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을 필두로 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에도 기습이었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UN은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했고, 역사상 초유로 UN군(United Nation Command)이 탄생했다.

이는 유엔 역사상 처음으로 유엔의 ‘집단 안전보장 원칙’을 점검하는 시금석이 됐다. 

당시 참전국은 총 21개국에 달했는데, 미국을 비롯한 16개국이 전투 병력을 파견하고 5개 국가가 의료지원단을 보내왔다. 그리고 40여 개국이 물자를 지원했다.

당시 전쟁으로 인해 행정기구가 마비된 탓에 이재민 구호정책은 전적으로 유엔군사령부에 의존하게 됐다.

유엔군 예하의 유엔민사원조사령부는 원조물자의 도입은 물론 피난민 구호사업, 의료시설 지원, 교육시설 지원 등을 담당했다.

다국적군으로 구성된 유엔군이 목숨을 걸고 싸워야하는 전쟁터에서 연합작전을 수행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었을까?

언어가 다르고 식생활과 문화가 다른 다국적군으로 형성된 유엔군에게는 국가들마다 다른 풍속과 전통도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였을 것이다.

실제로 종교적인 차이는 물론 식성마저 달라 보급 문제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당시 이슬람교국인 터키의 군인들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았고, 힌두교국인 인도의 군인들은 쇠고기를 입에도 대지 않았다.

그리고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 군인들은 빵과 감자를 좋아했으며, 태국군은 쌀과 매운 고추장의 보급을 원했다고 한다.

이렇게 각기 다른 유엔군을 하나의 효과적인 전투력으로 결집해 연합작전을 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6.25전쟁의 발발로 대한민국의 이름이 지워질 위기의 순간, 우리 대한민국은 자유수호의 일념으로 달려온 UN군의 도움으로 모든 국민이 하나 돼 전쟁의 폐허 속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잘 알지도 못하는 나라, 그것도 나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전쟁에 자신의 목숨을 걸고 그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운다는 것은 얼마나 용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일까 생각해본다.

60여년 전 이름조차 생소했던 타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을 걸었던 수많은 UN군과 국군의 희생에 감사하고 기억하자.

우리나라 현재의 정전체제는 전쟁행위를 하지 않을 뿐이지 평화가 정착된 것은 아니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우리를 노리고 있는 등 아직도 전쟁의 위협이 존재하고 있음을 인지하자.

그리고 평화를 지키는 일은 우리 모두의 몫임이 분명하기에 행복한 통일시대를 열어 세계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자.

/부산지방보훈청 보훈과장 정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