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정현도 서청원도 당권도전 보다는 ‘자숙’ 해야
[기자수첩] 이정현도 서청원도 당권도전 보다는 ‘자숙’ 해야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6.07.10 18: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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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다음달 9일 전당대회를 열고 새 지도부를 선출한다.

20대 총선 참패 후 지리멸렬했던 모습을 떨치고 집권당으로 거듭날 기회가 가까워지고 있다.

그러나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을 보고 있자니, 새누리당에 과연 변화가 올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의구심은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친박계 이정현 의원이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순간 ‘확신’으로 바뀌었다.

이 의원은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으로서 KBS 뉴스 보도에 개입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드러나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그는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고 자숙해야 한다. 이 의원이 대표가 된다면 새누리당은 ‘대통령 비서실’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현재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서청원 의원 역시 마찬가지다. 박 대통령은 며칠 전 새누리당 의원 전원을 청와대에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서 의원에게 “당내 최다선 의원으로서 후배 의원들 지도하시는 데 많이 애쓰신다”고 치하했다.

이를 두고 당 대표에 나서라는 권유라는 해석이 친박계를 중심으로 나오는 것이 영 개운치 않다.

이미 친박계는 친박계 핵심 최경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여야를 통틀어 현역 최다선(8선)인 서 의원에게 당 대표 출마를 강권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서 의원 역시 새누리당의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

그는 4·13 총선 당시 최고위원이었다. 그는 참패로 끝난 총선의 책임을 지고 조용히 자숙해야 한다.

어쨌든 여당의 총선 참패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최경환 의원이 전대에 출마하지 않기로 한 것은 순리다.

사실 이를 계기로 친박은 진정한 환골탈태에 나서야 했다.

만약 서 의원이 대표 선거에 출마한다면 그것은 총선에서 확인된 민의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꼴이다.

참으로 볼썽사납다. 새누리당의 정권 재창출이나 1년7개월 남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 마무리에 전혀 도움이 될 리 없다.

이들의 출마는 새누리당의 미래를 위해서도, 더 나아가 한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서도 옳지 못하다.

과거 집권당의 주도 세력은 선거에서 패하면 한동안 자숙하며 때를 기다렸다.

허나 현재의 친박은 기본적인 정치적 도의마저 버린 듯하다.

이미 온갖 꼼수와 패거리정치로 실망을 안겨준 친박은 당권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아라.

국민은 새누리당이 당내 계파갈등을 털어내고 이번 전대가 화합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고대하고 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