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새누리당, 이성 되찾고 집권당 책무 다하라
[기자수첩] 새누리당, 이성 되찾고 집권당 책무 다하라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6.06.19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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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탈당 무소속 의원 7명의 일괄 복당을 결정한 뒤 ‘또’ 계파 갈등으로 인한 혼란에 빠져들고 있는 모양새다.

혁신 비대위는 이미 복당을 신청한 유승민 강길부 윤상현 안상수 의원 등 4명의 복당을 무기명 투표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126석이 됐고 원내 제1당의 자리를 되찾았다.

그런데 그 다음부터 이어진 상황들이 가관이다. 집권당이자 원내1당이 맞는지 의구심마저 들 정도다. 총선 패배 후 잠시 가졌던 ‘자숙모드’는 모두 거짓쇼였다는 말인가.

특히 ‘배신자’의 낙인이 찍힌 유승민 의원의 복당이 결정되자 친박(친박근혜)은 “비대위 쿠데타”라고 즉시 반발했다.

김희옥 비대위원장은 “거취를 고민하겠다”며 고위당정청 회의까지 참석을 취소했다.

김 위원장이 거취 고민을 말한 정확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청와대와 친박계의 집중적인 압력때문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다시 시작된 ‘막장’ 계파 갈등에 새누리당은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다.

당의 운영이 잘 굴러갈 듯한 그림을 그리고있는 가운데 내분 조짐이 보이자 정진석 원내대표는 19일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을 찾아가 머리를 조아렸다. 사흘 만에 이뤄진 회동에서 그는 거듭 사과했고 김 위원장은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단 며칠 만에 ‘탈당파 복당’으로 불거진 당 내홍 사태는 ‘일단은’ 봉합수순을 밟게 됐다. 그러나 되풀이되는 새누리당의 위기상황에 국민의 신뢰는 바닥을 쳤다.

20대 국회가 개원하고 각종 민생 현안도 쌓여있는데 집권당의 무능·무기력·무책임한 모습이라니.

사실상 총선 패인으로 지목된 친박계는 패권을 놓지 않으려고 온갖 꼼수를 동원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 새누리당이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괜한 말이 아니다.

사실 우리나라 정당정치는 ‘파벌정치’나 ‘계파정치’로 변색된 지 오래다. 그러나 정당이 계파싸움에만 몰입할 경우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정치에서의 싸움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싸움일 때만 그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새누리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싸움은 이 본질과는 거리가 매우 멀다.

국민은 하루하루 사는일이 버겁다. 그런데 여당이 자기들끼리 싸우는 데 골몰해서야 되겠는가.

새누리당은 이성을 되찾고 남은 1년8개월간 집권당의 책무를 방기하지 말라. 또 친박은 ‘우리가 당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당장 버려라.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