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야당이 국정을 걱정케 하는 여당 내홍
[사설] 야당이 국정을 걱정케 하는 여당 내홍
  • 신아일보
  • 승인 2016.06.1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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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당원 협치도 못하면서
야당과 무슨 협치를 하겠나

유승민 의원의 복당을 놓고 벌이는 친박 비박의 혈투가 점입가경이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정쟁으로 산적한 국정과제는 언제 처리할지 걱정이다.

롯데 수사로 사회가 흉흉한데도 이를 진정시키고 국민에게 안심 시켜야할 집권 여당이 오히려 국민들을 불안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여소야대로 꼬일 대로 꼬인 정국을 어떻게 풀어갈지 알 수가 없다. 새누리당의 눈에는 국민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자괴감마저 든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서 언급한 국회와의 협치를 제대로 하려면 우선적으로 여당 내에서의 협치가 이루어져야 하는 데 유 의원 복당을 가지고 대립을 한다면 과연 협치가 되겠는가.

이러한 상황에서 친박계의 좌장이면서 당의 최고 원로인 서청원 의원이 중심을 잡고 나선 것은 평가할 만하다.

서 의원은 ‘복당 파동’에 대해 “여론 수렴이 미흡한 것에 대해서는 아쉽지만 혁신비대위 결정은 존중돼야 한다”면서 친박계의 자중과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새누리당의 계파싸움의 끝은 자명하다는 것을 노정치인은 읽은 것이다, 박 대통령이 나서서 여당의 내홍을 수습하는 것이 최상책이다.

유 의원의 복당으로 불거진 대립을 풀고 화합된 모습을 보여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4·13총선의 메시지를 잊어서는 안 된다.

아이러니 하게도 새누리당의 내홍이 깊어지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오히려 국정을 걱정하고 있다.

국회에서의 협치를 국민과 약속했는데 여당이 내홍으로 중요 아젠다에 대해 논의조차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은 18일 새누리당의 ‘유승민 복당 사태’와 이로 인한 내분 상황에 대해 “국민에 대한 배신의 정치”라며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더민주당은 “새누리당의 내분 사태로 인해 정당 간 협상이 지연되면 피해를 보는 건 전부 국민”이라며 “국민의 정치에 대한 짜증과 혐오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더민주당은 “19대 국회에서 국민이 가장 지탄한 부분이 계파싸움”이라며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계파·정파 간 이해다툼이 벌어지면서 19대 국회가 더 많은 비판을 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도 “새누리당과 청와대의 주도권 다툼으로 민생을 외면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구태의 산물이며 국민에 대한 배신의 정치”라고 꼬집고 “처리해야 할 시급한 국정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새누리당과 청와대의 계파 주도권 싸움으로 국정이 ‘올스톱’되고 있어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야당의 이러한 논평은 국회 공전으로 오는 국정 공백에 대한 국민비판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정에 대한 책임이 정부여당에 있으나 여소야대의 국회에서 국정의 일정부분에 대한 책임이 있이 때문이다. 결국은 국정 실패의 책임에서 야당도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이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하겠다.

새누리당도 이제는 반성할 때가 됐다. 4·13참패가 벌써 2개월이 지났는데도 처방은커녕 아직도 계파갈등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정당으로서 정체성을 잃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당은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정당이다. 이러한 정당이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결정한 사항을 가지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쿠데타를 운운하는 것은 국민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

더군다나 비박의 반발을 무릅쓰고 맡긴 김희옥 비대위원장보고 쿠데타 했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

계파싸움으로 총선에서 패배했음에도 계파싸움을 한다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다.

국민의 지지를 기반으로 생존하는 정당이라면 계파싸움은 접어야 한다. 당내 화합도 못하면서 무슨 협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