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철수, ‘김수민 사태’ 해결에 정치인생 걸어라
[기자수첩] 안철수, ‘김수민 사태’ 해결에 정치인생 걸어라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6.06.12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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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이 비례대표 김수민 의원의 선거홍보비 리베이트 수수 의혹으로 발칵 뒤집혔다.

총선 때 선거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을 지낸 비례대표 김수민 의원이 선거 관련 업체로부터 2억원대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것이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박선숙 의원이 리베이트가 오가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김 의원은 비례대표 7번을 받아 20대 국회 최연소 의원이 됐다. 디자인 벤처기업을 창업한 것 외에 이렇다 할 경력이 없는데도 총선 선대위 홍보위원장까지 맡으면서 여의도에서는 전부터 뒷말이 무성했다. 당시 비례대표 공천을 주도한 사람이 박 의원이었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을 창당하면서부터 깨끗한 정치를 강조해왔다. 창당을 앞두고 비리 의혹에 연루된 인사들을 영입했다가 번복하기도 했다.

창당 때는 “부패에 단호한 정당을 만들겠다”고 약속했고 당헌에는 부정부패로 기소된 인사는 당원권을 정지한다는 규정을 넣었다.

이 같은 점이 지난 총선에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어내고 국민의당을 약진하게 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안 대표는 이 사건이 알려진 직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고받았다. 검찰의 조사를 예의주시하겠다”고만 했다.

성난 여론에 식상한 발언으로 기름을 부었다. 낡은 정치가 해오던 뻔한 반응으로, 국민은 이 멘트를 자주 들어왔고, 그렇기 때문에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안 대표도 뒤늦게나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하루 만에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문제가 있다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대응 기조를 180도 바꿔버렸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내부적으로 진상조사단을 꾸렸음을 밝혔다.

국민의당이 당 차원의 진상조사단을 꾸려 자체 진상조사에 나선 것은 일단 두 팔 벌려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잘못을 낱낱이 들춰 내 책임을 묻겠다는 확고한 결심이 없다면 곤란하다. 자체 진상조사가 사건의 물타기나 꼬리 자르기로 흘러간다면 차라리 당이 나서지 않는 편이 낫다.

안 대표는 이번 사건에 대해 직접 나서 사실 여부를 조사하고 공개하고 결단해야 한다.

박준영 의원의 공천헌금 수수의혹에 더해져 불법 정치자금 의혹까지 더해진 국민의당. ‘새 정치’를 내세워온 안 대표의 길지 않은 정치생명이 이 문제에 걸려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