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누리당 김희옥 비대위체제 출범을 보며
[사설] 새누리당 김희옥 비대위체제 출범을 보며
  • 신아일보
  • 승인 2016.06.0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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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협치로 만들겠다는 약속
지키려면 야당과의 대화에도 나서야

새누리당은 2일 혁신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새누리당 전국위원회와 상임전국위원회는 이날 김희옥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신임 비대위원 인선안을 추인한 것이다.

비대위원 가운데 내부 인사와 외부 인사 비율은 5:5다. 내부 인사 중에는 당연직 비대위원인 정진석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의장, 홍문표 사무총장 대행과 함께 비박계 김영우·친박계 이학재 의원이 포함됐다.

외부 위원에는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 유병곤 서강대 겸임교수, 정승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민세진 동국대 교수, 임윤선 변호사 등 5명이 선임됐다.

비대위는 오는 7월말에서 8월초 열리는 전당대회 개최를 준비하고 총선 참패 후 내홍을 겪어온 당을 정상화하고 쇄신하는 임무를 담당하게 된다.

글자 그대로 새누리당을 ‘혁신’하는 비상대책위원회인 것이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17일 비대위와 혁신위를 동시에 출범시키려 했지만 친박계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그래서 이번에 새로 비대위와 혁신위를 결합해 혁신비대위를 출범시킨 것이다. 50일 만에 지도부를 구축한 셈이다.

김희옥 비대위는 당을 새롭게 혁신하기 위한 조치로 제일 먼저 계파청산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김희옥 위원장은 20대 국회 첫 의원총회에서 “혁신비대위가 생기면 부정적 의미, 계파, 분파 활동으로 당의 화합을 해하고 그런 언행이 있는 당 구성원은 윤리위를 통해 제명 등 강한 제재를 할 수 있도록 규정을 정비해 제도화하고 운영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계파 청산에 강력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하지만 계파 청산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김 위원장이 사실상 정치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에 계파 존재 자체를 부정하게 되면 정치인들에게 휘둘릴 수 있다. 치밀한 전략으로 친박계부터 청산하는 작업을 추진해야 한다.

김 위원장이 친박계 리더 최경환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청도 출신으로 ‘친박 추천인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만큼 초계파적인 행보를 보여야 할 필요성이 잇ㄷ.

즉, 김 위원장이 계파청산을 단행하려면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결기를 가져야 한다. 당직인선에서 당의 단합을 해칠 수 있는 친박계·비박계 핵심인사들은 배제해야 한다.

그리고 무소속 유승민·주호영 의원을 복당시켜야 할 것이다.

친박계는 이 두 사람을 제외하고 강길부·장제원 의원 등 5명을 국회의장단 인선 마감일인 7일 이전 복당시켜 1석 차로 더불어민주당에 내준 원내 1당 지위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에 포위된 원내 구도를 유리하게 바꾸려면 조기복당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온당하지 않다.

탈당파 7명을 전원 복당시키는 것이 옳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발상은 옹졸하다.

다만 서두르지 말고 야당의 반발을 무마하면서 조심스럽게 추진해야 겠다. 유승민·주호영 의원을 제외하고 다른 의원들만 복당시킬 경우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김희옥 비대위는 활동기간이 2개월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전당대회 준비에만도 부족한 시간이다. 어물어물하다간 시간만 지나고 성과를 낼 수 없다. 자칫 ‘이름만 혁신비대위’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총선참패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책임을 물을 것은 물어야 한다. 그리고 20대 국회가 조기에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

국회 원구성이 늦어지면 나라 전체가 큰 피해를 입을 것이다. 20대 국회를 협치 국회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려면 야당과의 대화에도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