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는 더민주 86세대
[사설]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는 더민주 86세대
  • 신아일보
  • 승인 2016.05.0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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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와 독재의 운동권 인식 청산하고
운동권 정치폐해 극복해야

우상호 더 민주 원내대표가 원내 지도부를 구성 출범시켰다.

우 대표는 엊그제 여야 협상의 실무 책임자인 원내 수석부대표에 재선의 박완주 당선자(충남 천안을)를 임명했다.

전날에는 기동민 의원을 대변인에 임명했다. 이들은 모두가 학생회장을 지낸 운동권 출신들이다.

박 완주 부대표는 성균관대 부총학생회장을 지냈다. 전날 임명한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성균관대 총학생회장과 전대협 대변인 출신이다.

또한 우상호 원내대표 본인도 연세대 총학생회장과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1기 부의장을 지냈다.

이로써 원내 제1당인 더민주당의 원내 지도부는 전대협과 총학생회장 출신의 86그룹(80년대 학번, 1960년대생) 운동권들로 구성됐다.

김대중 시절, 16대 총선부터 정치권에 진입했던 전대협, 총학생회 출신 인사들이 이번 총선을 통해 야권의 주변에서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또한 운동권 출신인 송영길, 이인영 당선자가 당권에 도전할 것을 밝혀 향후 운동권출신들이 당 전면에 포진할 날이 가까이 왔다 하겠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은 세대교체와 정치개혁이라는 측면에서 기대를 하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들 운동권이 투쟁 일변도로 나서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

국민들은 19대 국회에서의 운동권 발목잡기에 넌더리를 내고 있다.

이들 8·6운동권들은 20·30대에 추구했던 핵심 이념인 ‘자주·민주·통일’은 한국 사회를 미국의 식민사회로 보는 가치관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후 30년이 흘렀지만 이런 ‘자주와 종속’, ‘민주와 독재’ 인식 구도의 잔재는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들은 폐쇄적 인맥(人脈)을 중시하는 것도 문제이다.

우리사회가 다양성을 갖고 있다고 하지만 북한이 도발을 계속하는 한 친북적인 극좌는 대한민국이 수용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회의 제1당인 더민주당에 운동권이 중심을 잡게 된다는 것에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김종인 대표가 4·13총선시 내놓았던 운동권 청산이 결국은 레토릭에 그치고 말았다고 하겠다.

항간의 이러한 우려가 실제로 나타나고 있음은 유감이 아닐 수가 없다.

20대 국회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의 발언이 문제이다.

우 원내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김병기 전 국가정보원 인사처장을 거론하며 “이젠 정권의 내부 상황을 알기 때문에 제대로 된 국정운영 기조가 아니면 하나씩 터트리겠다”고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조응천 당선자와 대화해보니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 기대해도 좋다”고까지 했다.

20대 국회가 개원하기도 전에 ‘폭로 정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어서 구태정치의 반복이 아닐 수가 없다.

더 민주당이 압승할 수 있었던 것은 새누리당의 계파정치의 염증이었기 때문이다. 정쟁을 일삼지 말라는 국민의 요구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를 우대표가 간과하고 과거 폭로정치로 회귀하겠다는 것은 실망이 아닐 수가 없다.

20대 국회가 개원도 하기 전에 청와대와 여당에 엄포를 놓은 것이다. 과거 19대 국회에서의 구태가 재연되는 듯한 발언이다.

원내 제1당이 된 더민주당이 국정을 챙길 방안을 구상은 뒤로하고 정부 여당이나 겁박하려는 것으로 밖에 볼수가 없다.

이러한 이유로 대다수 국민들은 더민주당의 중심에 운동권이 자리잡는 것에 불안해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과거 8·6세대들이 더민주당에서 중심적인 일을 하지 않을 때는 파격적인 언행에 대해 이해도 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제는 다르다는 것을 운동권 출신들은 알아야 한다.

더민주당은 원내 1당으로서 책임이 막중하다. 이러한 당의 중심 세력화한 운동권도 이제는 변화해야 한다. 과거 학생운동하던 시절의 이념이나 투쟁은 접고 오로지 국가 발전과 국민의 복리증진에 힘써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