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시선 끌 이슈도 바람도 없는 4.13총선
[칼럼] 시선 끌 이슈도 바람도 없는 4.13총선
  • 신아일보
  • 승인 2016.04.1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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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남 국장대우

 
4.13총선은 몇 가지 관점에서 과거의 선거와는 양상이 다르다.

먼저 이번 선거는 유난히도 ‘깜깜이 선거’라는 것이다. 선거일을 불과 며칠 앞두고도 각 정당은 물론 국회의원 후보자들조차 대부분 당락을 예측할 수 없는 가운데 피를 말리는 선거전이 계속되고 있다. 과거에는 이토록 예측이 불가능한 선거는 거의 없었다.

그 이유는 여론조사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어느 정도 여론조사기관을 믿을 수가 있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조사를 할 때마다 들쭉날쭉이어서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선거구별로 거주자를 확인할 수 있는 집전화로만 조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휴대전화를 이용한 여론조사는 전화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개인정보의 외부 제공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승인 하에 안심번호를 제공받아 여론조사를 할 수도 있지만 일반 여론조사기관은 안심번호를 활용한 여론조사를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따라서 집전화만을 이용해서 여론조사를 할 수밖에 없는데 요즘 일반 가정에서는 집전화는 잘 쓰지 않는다. 그러하니 여론조사에 대한 응답률이 턱없이 낮을 뿐만 아니라 그 응답도 제멋대로 여서 여론조사의 수치는 거의 믿을 것이 못 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각 정당은 물론 후보자들과 유권자들도 매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앞으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나 여론조사기관들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깜깜이 선거’는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4.13총선의 또 다른 특징은 지나치게 ‘읍소형 선거’ 또는 ‘엄살형 선거’라는 점이다. 여당과 야당이 비슷하지만 특히 여당이 읍소형 선거로 판을 바꾼 것이 예사롭지 않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안심번호를 활용한 여론조사를 실시해보고 크게 놀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대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차지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김무성 대표는 최근 긴급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열고 위기상황을 ‘읍소작전’으로 극복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으고 우선 텃밭인 영남에서 ‘반성’과 ‘사죄’를 앞세운 선거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 내용은 “새누리당이 박근혜 정부를 도와 국정을 성공시키라는 시민들의 명령을 제대로 이행 못 했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는 노래처럼 후보자가 마음에 덜 들더라도 박근혜 대통령을 봐서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는 요지다.

물론 새누리당은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에도 세월호 사고로 정치적 열세에 몰리자 지지층의 결집을 위해 ‘도와 주세요’라는 읍소형 선거 캠페인을 벌인 적이 있긴 하지만 이번 총선처럼 발가벗고 드러눕지는 않았다.

또한 이번 총선은 유권자들이 말은 안 해도 박근혜정부의 실정을 심판하기로 작정하고 있지 않은지 예측되기도 한다. 이러한 기류는 젊은 층이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응답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노년층의 투표참여 의욕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일부 조사에서도 그 성향이 감지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총선은 의외로 여당의 엄살이 진실이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된다. ‘깜깜히 선거’가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정부의 실정과 오만에 채찍을 들 작정인지도 모른다.

이와 함께 분열된 야당의 모습도 ‘깜깜히 선거’를 부추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과 문재인의 전 현직 대표 간의 갈등과 충돌은 유권자들에게 피로감만 주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야권 단일화 요구를 묵살한 채 원내교섭단체만 구성해도 내년 대선에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고 보고 독자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국민들의 시선을 끌 이슈는 없는 상태로, 정치적 공방만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과반 의석이 확보돼야 박근혜정부가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는 점을 내걸고 읍소 전략으로, 야당은 불통 정부에 대한 견제론을 제시하면서 유세전을 펼치고 있다.

이슈도 바람도 없는 4·13 총선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이틀 후면 판가름 날 것이다.

/김병남 국장대우